비자 부담 던 베트남 관광업계, 다음 과제는 야간 관광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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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기자
입력 2023-08-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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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탕롱황성 야간 투어에 참여한 관광객 사진베트남통신사
하노이 탕롱황성 야간 투어에 참여한 관광객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관광업계가 비자 문제의 부담을 한결 덜게 된 가운데 추후 발전 과제로는 야간 관광 활성화가 꼽히고 있다. 

베트남은 15일부터 새로운 비자 정책에 따라 한국 등 13개국 국민들에 무비자 체류 가능 기간을 종전 15일에서 45일로 연장했다. 또한 복수 입국이 가능한 전자 비자 기간을 종전 30일에서 90일까지 늘렸다. 베트남은 새로운 비자 정책과 함께 해외 방문객 유치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비자 기간 연장은 베트남 관광업계의 오랜 염원이었던 가운데 이번 조치로 말미암아 해외 관광객들의 베트남 방문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비자 기간 연장만으로 관광업계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고, 그중 하나는 야간 관광 활성화 문제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관광객들이 "밤 10시 이후에는 할 게 없다",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았다”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따라서 비자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가운데 다음은 야간 관광 활성화 여부가 베트남 관광업계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베트남 야간 관광 현황

이미 베트남 내 여러 지역과 주요 관광지들은 야간 관광 상품을 내놓고 있다. 수도 하노이의 경우, 많은 문화 유산과 유물 등을 기반으로 관광명소와 경제활동을 연결하는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다. 

일례로 2022년 4월 시작된 야간 투어 '탕롱황성 탐방'은 주말 국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진행돼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호아로 수용소 야간 투어에 이어 하노이의 두 번째 야간 관광 상품이기도 하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는 이 투어는 황제의 거주지가 있던 도안몬(Doan Mon) 정문에서 시작해 경비병들과 사진을 찍고, 1300년 전 수백만개의 고대 유물을 감상한다. 이어 탕롱황성의 비밀을 푸는 게임에도 참가할 수 있다.
 

하노이 따히엔 맥주거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사진베트남통신사
하노이 따히엔 맥주거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동북부에 위치한 꽝닌성 역시 야간 관광 상품을 잘 활용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꽝닌성 관광청 팜 응옥 투이 청장은 “꽝닌의 야간 관광은 현재 하롱과 몽까이를 중심으로 크루즈 만찬, 만 위에서의 음악 감상, 야간 거리 등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24시간 음식점, 선그룹 엔터테인먼트 단지, 지역 특산물 쇼핑, 야간 예술 활동 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2023년 상반기에 꽝닌성은 886만명의 관광객을 맞아 16조6000억동(약 9330억원)의 관광 매출을 올리며 전국에서 하노이와 호찌민시 다음으로 매출 3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호찌민시, 후에, 빈투언, 카인호아, 빈딘, 껀터 등 베트남 여러 지역들은 각 지역의 특색을 활용해 야간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베트남 그룹 응우옌 하이 즈엉 사장은 “야간 관광이 방문객들에게 새롭고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며 야간 투어를 통해 방문객들은 독특한 지역 문화를 즐기고 야간 전시회, 민속 예술 공연, 미식 요리 등 전통적인 경험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야간관광 상품은 낮 시간의 방문객 수를 분산시키고, 피크시간대 주요 관광지의 부하를 감소시키며,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전했다.

하노이 구시가지 예술 공연 사진베트남통신사
하노이 구시가지 예술 공연 [사진=베트남통신사]

 

야간 관광 지원 정책 미비 

그러나 일부 지역들이 야간 관광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상품 및 인프라 개발 등을 비롯, 야간 관광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태이다.

2022년 말 관광개발연구소(베트남 국가관광국)는 "베트남을 찾은 관광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야간 서비스 연구 및 개발"을 위해 야간 경제가 비교적 활성화된 다낭, 호이안, 호찌민시, 달랏 등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지역들은 익일 오전 6시까지 영업을 하는 등의 야간 경제 시범 활동을 실시하고 있는 곳들이다. 

관광개발연구소는 조사를 통해 일반적으로 해당 지역들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야간 서비스는 현재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단지나 외국인 대상 오락시설, 스파 혹은 기타 서비스(바, 음악 카페 등)에만 치중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부분 시설의 영업 시간이 밤 10시까지이며 일부는 밤 120시까지 영업을 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서비스 전문성, 환경 오염, 숙박 문제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야간 관광 인프라가 비교적 양호한 하노이 역시 야간 서비스 활동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과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문제는 야간 활동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인적 자원 부족이다. 자영업자들의 운영 확대를 장려하는 메커니즘이 없고, 야간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공간적, 시간적 계획이 부족하다. 이외에도 인프라와 기술 등이 상호동조를 이루지 못해 야간 서비스의 개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개발연구소의 레 꽝 당 박사와 응우옌 티 프엉 린 연구원에 따르면 베트남은 야간 경제 개발 및 야간 서비스 개발에 대한 제도, 정책 및 법적 틀이 충분하지 않으며 투자 유치, 특히 바, 펍, 클럽, 노래방, 오락 시설, 엔터테인먼트, 거리 예술 공연 등과 같은 야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체 지원 정책이 특히 부족하다고 밝혔다. 더욱이 해당 분야의 투자와 사업 절차는 여전히 복잡하며 구체적인 정책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인 베트남 달랏 야시장 사진베트남통신사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인 베트남 달랏 야시장 [사진=베트남통신사]

 

정부 대책 마련 나서 
상황이 이렇게 되자 베트남 정부도 야간 관광 발전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 매력을 높이고 관광객들의 지출을 늘리며 체류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야간 관광 상품 개발의 일부 모델에 관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야간 관광을 베트남의 야간 경제 발전을 위한 핵심 상품으로 만들고, 관광객 수가 많은 관광지의 야간 관광 상품 및 야간 관광 브랜드를 구축하고 개발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5년까지 하노이, 꽝닌, 하이퐁, 후에, 다낭, 카인호아, 호이안, 달랏, 껀터, 푸꾸옥, 호찌민, 붕따우 등이 최소 하나 이상의 야간 관광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하노이, 다낭, 호찌민시는 별도의 야간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계획은 프로젝트 시행 지역에서 관광객의 평균 체류 기간을 최소 1박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꽝닌, 하이퐁, 후에, 호이안, 냐짱, 달랏, 껀터, 푸꾸옥 등에 별도의 야간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조성하고, 관광객이 집중되어 있는 중심지에 야간 관광 상품을 동시에 개발할 계획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야간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5가지 모델로 △문화 예술 공연 △스포츠 △미용 및 건강 관리 △쇼핑 및 엔터테인먼트 △야간 탐방 △음식 문화 소개 및 식음료 서비스 등을 제시했다.

국회 문화교육위원회 상임위원인 부이 호아이 선 부교수는 “야간 관광 상품의 구축과 다양화는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기대를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자연과 문화적 아름다움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호찌민시 1군 부이비엔 거리 사진베트남통신사
호찌민시 1군 부이비엔 거리 [사진=베트남통신사]
 
경제 선순환

이미 세계적인 관광 산업 강국들은 야간 관광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야간 관광 발전은 관광업 발전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업 발전으로 이어지는 경제적 선순환을 낳는다. 

선 부교수에 따르면 프랑스의 경우 야간 관광이, 2019년 기준 약 1333억 유로(1570억 달러)를 창출한 가운데 프랑스 전체 관광 산업 가치의 20%를 차지하고 프랑스 GDP에 9.7%를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야간 관광이 2018년 기준 국가 GDP의 약 1.1%를 기여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금액 환산 시 2조3000억 엔(210억 달러)에 해당한다. 베트남의 관광업 경쟁국인 태국에서도 야간 관광이 2019년 기준 약 1조9000억 바트(630억 달러)를 창출했는데, 이는 전체 관광 산업 가치의 약 11%를 차지하고 태국 GDP에 약 2%를 기여한 수준이다.

이에 많은 관광 강국들은 야간 관광을 경제적 효익을 넘어 해당 국가에 대한 이미지, 브랜드와 정체성을 만드는 방법으로 간주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사업을 진행한다.

베트남 역시 야간 관광 발전을 위해서는 여행사들의 관광 상품 개발이나 경제적 지원을 넘어 국가적으로 인력 양성, 제도, 행정 절차 등 여러 측면에서 대대적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야간 여행 상품은 소음과 빛 공해 및 야간 교통 혼잡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요구된다. 

선 부교수는 “야간 관광을 성공적으로 전개하여 경제적 효율성을 가져오려면 가로등, 공공 시설, 대중 교통과 같은 인프라에 적절하게 투자하여 방문객의 편의와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여행사에 상당한 재정적 투자와 인력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짚었다.

베트남 여러 지역에서는 이미 야간 관광 상품을 시행하고 있고, 앞으로 야간 관광 개발 계획을 저마다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야간 관광을 활용하고 발전시켜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여전히 관리당국과 기업, 국민의 전체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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