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수연 "초거대 AI 동맹에 해외 포털도"...기업들 AI 뭉치기 본격화

네이버 AI 동맹 시사...쏘카·배민에 글로벌 수학 포털 '울프럼알파'도

뭉쳐서 기업 시장 공략, SKT는 대규모 투자로 AI 혈맹화

카카오는 AI 동맹보다 메타의 오픈소스 전략 벤치마킹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쏘카, 우아한형제들(배민) 등 국내 주요 IT 기업과 '초거대 인공지능(AI) 동맹'을 구축한다.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 구글-앤트로픽 등 빅테크마저 초거대 AI 우군 확보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홀로 시장 개척과 사업 확장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네이버·카카오·SK텔레콤(SKT)·KT·LG AI연구원·엔씨소프트 등 자체 초거대 AI 기술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뭉치기 전략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24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CEO)는 2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단(DAN) 23 컨퍼런스에서 "(챗GPT 대신) 네이버의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하려는 한국 스타트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쏘카, 우아한형제 등과 초거대 AI 얼라이언스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초거대 AI 얼라이언스에는 야놀자, 인터파크, 캐치테이블, 한글과컴퓨터, 폴라리스오피스 등이 함께 한다. 특히 국내 기업 위주로 AI 동맹을 꾸린 경쟁사와 달리 글로벌 1위 수학·통계 검색엔진인 '울프럼알파'도 동맹에 합류한다. 울프럼알파의 수학·통계 처리능력과 네이버의 AI를 결합해 수학·통계에도 능통한 초거대 AI를 만들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아직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협업을 논의하는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있다"며 "(하이퍼클로바X에) 특정 국가에 특화한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학습하면 그 나라에서 강점이 있는 AI 모델을 만들 수 있는 만큼 해외 서비스도 그런 부분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AI 동맹에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제공해 특화 AI 성과를 확인한 후 기업 고객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최 대표는 "하이퍼클로바X를 탑재한 뉴로클라우드(이용형 데이터센터)를 기업 데이터센터에 직접 연결해 사내망에서 초거대 AI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의 클라우드 초거대 AI(애저 오픈AI)와 비교해 현지화, 보안성, 커스터마이징(변경) 등에서 큰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마저 AI 동맹을 결성함에 따라 SKT·KT 등 기존에 AI 동맹을 구성한 업체들도 구성원 확대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 SKT는 코난테크놀로지, 스캐터랩, 페르소나AI 등 자사 AI 동맹인 K-AI 얼라이언스 소속 기업에 잇달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동맹을 '혈맹'으로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이 투자한 앤트로픽에도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SKT의 초거대 AI 전략도 기업 시장 공략과 데이터 주권을 강조하는 점에서 네이버와 일맥상통한다. 다만 하이퍼클로바X 단일 LLM으로 기업 시장을 공략하려는 네이버와 달리 △자체 개발한 '에이닷 LLM' △앤트로픽의 '앤트로픽 LLM' △코난테크놀로지의 '코난 LLM' 등 세 가지 LLM 가운데 기업·관공서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멀티 LLM 전략을 추진한다. 한국어 특화 AI를 원하는 기업에는 에이닷 LLM을, 대규모 AI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에는 앤트로픽 LLM을 제공하는 형태다. KT도 김영섭 대표 후보가 이달 말 취임하면 최우선으로 AI 동맹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반면 카카오는 세 회사와 달리 인위적인 AI 동맹을 구성하지 않고 메타(페이스북)처럼 자사 초거대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외부에 공개해 관련 생태계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가는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이미 미국뿐 아니라 유럽·중국·한국의 많은 AI 스타트업들이 메타의 초거대 LLM '라마(LLAMA)'를 적극 채용하며 사실상 메타 AI 동맹의 일원으로 합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허깅페이스 오픈 LLM 리더보드에서 LLM 성능 전 세계 1위를 기록한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 등이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