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양'영'화] 中 극장가 점령한 대만 영화… 문화 교류 뒤 '스크린 정치학'

  • 한 달 새 4편 연속 개봉…이례적 상영 러시

  • 10년 만의 '국공회담'...정치 흐름과 맞물려

  • '주처삼악제' 이후 본토 수입 확대 흐름 가속

  • '중국 대만' 표기 논란…양안 정치 갈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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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순으로) '류공천수사기', '햇살여자합창단', '장기밀매의 아이', '각두:대교두' 영화 포스터


“올봄 대만 영화가 중국 본토 극장가를 점령했다.”

지난 3월 28일 '류공천수사기(원제: 搜查瑠公圳)' 개봉을 시작으로 4월 4일 '햇살여자합창단(陽光女子合唱團)', 4월 10일 ‘각두: 대교두(角頭:大橋頭)’가 잇따라 상영에 들어갔고, 오는 4월 18일엔 '장기밀매의 아이(器子)'가 개봉한다. 수입 영화 개봉이 제한적인 중국에서  짧은기간 동안 연이어 선보이는 작품이 모두 대만 영화라는 점이 이례적이다. 

이번 흐름은 양안(중국 본토와 대만)간 정치적 맥락과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4월 정리제 중국국민당(국민당) 주석의 방중을 계기로 약 10년 만에 ‘국공 수뇌회담’이 개최하는 분위기 속에 이뤄진 이같은 움직임을 놓고 중국 언론은 “양안 영화 교류의 흐름을 뒤흔든 획기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상영작들은 대만 사회의 다양한 단면을 중국 관객에게 전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류공천 수사기’는  1961년 대만 계엄령 시기 발생한 대만 최초의 토막 살인 미제 사건을 소재로, 당시 사회 분위기와 본토 이민자 집단 간의 미묘한 갈등을 형사와 기자의 시선을 통해 그려낸다.

‘햇살여자합창단’은 우리나라 나문희·김윤진 주연의 영화 ‘하모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대만 여성 교도소를 배경으로 인간적 연대와 치유를 담았다. ‘각두:대교두’는 현대 대만 갱단의 세계를, ‘장기밀매의 아이’는 대만의 장기 밀매라는 어두운 범죄 현실을 다뤘다. 

대만 영화는 2011년부터 중국 본토에 공식 진출했다. 2010년 체결된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따라 대만 영화 수입 쿼터가 폐지되면서다. 역대 중국 본토에서 가장 성공한 대만 흥행작은 2024년 개봉한 주처삼악제(周處除三害)다. ‘주처가 세 가지 악을 제거한다’는 고사에서 제목을 딴 이 영화는 악명 높은 범죄자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세 가지 ‘악’을 제거하려다 결국 자기 자신과 맞선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중국 본토 개봉 당시 6억 위안 넘는 흥행 수입을 기록해 대만 영화의 시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당시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수많은 대만 예술가에게 중국 본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하며, 동시에 그들이 갈망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매체 시나엔터는 “주처삼악제 흥행 이후 중국 본토 영화사들의 대만 영화 수입 의지가 크게 높아졌다”며 “다양한 주제를 지닌 대만 영화가 시장 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다만 논란도 적지 않다. 영화 ‘햇살여자합창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영화는 상영을 앞두고 중국 측 대행사가 홍보 과정에서 '중국 대만 지역'에서 중국어 영화가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고 소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 대만 지역'이라는 표현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대만 내에서는 민감한 정치적 사안으로 받아들여진다. 

대만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리위안 대만 문화부 장관은 “중국 영화 시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 전술이 이를 악용해 대만 영화를 자의적으로 수정하거나 조작할 수 있으며, 이는 사실상 통일전선 공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대만 영화가 중국에 수입되기 위해서는 중국영화그룹과 화샤영화배급사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홍보 자료 등은 모두 중국 측의 통제를 받는다.

이에 맞서 중국 대만사무판공실은 "'중국 대만' 표현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부합하는 표준적인 표기"으로 "영화계의 표기는 객관적인 사실을 반영한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조치"라고 반박했다. 또 "정상적인 양안 교류를 통일전선 활동의 일환으로 규정하는 것은 양안 교류를 저해하고 갈등을 조장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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