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 아파트' 양성 유명무실 감사 제도…'변호사 외부감사' 대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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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언 기자
입력 2023-09-0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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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노조가 1일 오후 서울 국회 앞에서 무량판 구조 전단보강철근 누락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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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노조가 지난 1일 오후 국회 앞에서 무량판 구조 전단보강철근 누락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철근 누락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이어진 일명 '순살 아파트' 사태를 계기로 아파트 하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GS건설 '순살자이'에서 불거진 문제가 건설업계 전체 비리·부패 문제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아파트 시공 과정에서 비리·부패 문제를 잡아내지 못한 원인으로 현행 감사 제도가 꼽히면서 법조계에서는 외부 감사에 변호사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6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LH 아파트에서 발생한 하자가 약 25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하자 발생률 상위 10개 건설사에서 발생한 하자는 총 25만199건에 육박했다.

LH 아파트 하자 발생률 상위 10개 시공사는 △한화건설 △두산건설 △신동아건설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쌍용건설 △에이치제이중공업 건설부문 △현대건설 △금강주택 △한일건설 △디엘건설 등으로 확인됐다. 

'철근 누락' 등 아파트에서 하자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부패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없는 현행 감사 제도를 꼽는다. 현행법은 조합 감사를 조직 내부에서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도시정비법 41조 1항은 조합이 반드시 감사를 두도록 하면서 감사는 정비구역에 거주하고 있는 자로서 선임일 직전 3년 동안 정비구역 내 거주기간이 1년 이상이거나 정비구역에 위치한 건축물 또는 토지를 5년 이상 소유한 자 중에서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 선출된 감사는 전문성이 부족하고 무보수 업무로 감사 업무에 전념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 제대로 된 부패 예방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법조계는 부패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조합원과 입주자 이익을 위해 법 집행 등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감시할 수 있도록 '변호사 외부업무감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정비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도시정비법 일부개정안에 따르면 사업시행자 등이 사무의 합법성에 대해 변호사 자격이 있는 법률전문가에게 정기적으로 감사를 받도록 한다. 또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를 외부업무감사로 두도록 했다. 

배병호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조합 임원 등을 효율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외부업무감사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고 여기에는 법률 분쟁을 즉시 수행할 능력을 갖춘 변호사가 적임이라고 할 수 있다"며 "다만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외부업무감사인 변호사가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충실한 교육을 담당하고 이들을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원 변호사는 "외부업무감사로 변호사를 두면 법률 분쟁을 즉시 수행할 수 있고 경제적 이익과 변호사 경력 향상이라는 유인에 따라 항상 (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를 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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