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최근 KDB생명 인수에 대한 실사를 끝마쳤다. 이르면 이달 중 하나금융 인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최근 공식적으로 KDB생명 인수 실사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후 내부 검토를 이어가면서 추가 질의 사항에 대해 서면으로 양사 간 의견 교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은 지난 7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을 선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부터 실사 과정까지 비교적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이대로라면 하나금융이 이달 중 최종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보험권에선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를 확정한다면 경영 초반에는 기존 하나생명과 독립 운영 체제를 유지하겠지만 결국에는 양사 간 합병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신한금융지주도 2018년 9월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2021년 7월 신한생명과 합쳐 통합법인 신한라이프를 출범시켰다. KB금융지주 역시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 KB생명과 통합한 KB라이프생명을 올해 1월 출범시킨 바 있다.
KDB생명은 총자산이 약 16조원이며 하나생명과 합병법인 설립 시 해당 자산이 23조원까지 커진다. 현재 흥국생명 총자산이 24조원에 달해 업계 10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채널 다양화를 통한 시너지도 기대된다. 하나생명은 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채널을 기반으로 저축성 보험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KDB생명은 설계사 조직을 기반으로 보장성 보험 위주인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다만 보험권 일각에선 최종 논의가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KDB생명 재무건전성이 떨어져 인수 뒤에도 인수자금 외에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이 투자의향서를 논바인딩(Non-binding·비구속적) 형태로 제출해 구속력을 두지 않은 점도 관련 관측에 힘을 보탠다.
실제 올해 도입된 재무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의 KDB생명 수치는 지난 3월 말 기준 47.7%였으며 경과조치 적용 수치도 101.7%에 불과했다. 당국에선 해당 건전성 수치를 15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비율이 높을수록 양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KDB생명 예상 매각가를 2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 투입 자금까지 더해 합이 1조3000억원을 상회하면 하나금융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한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3월 말 이중레버리지비율과 부채비율은 123.2%와 38.2%로 동월 말 은행금융지주 평균 109.9%와 29.3%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당국 권고 수준인 이중레버리지비율 130% 이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수 자금과 추가 투입 자금 합계가 1조2790억원 이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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