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5일 '세계 한인의 날'을 맞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세계 곳곳에 우리 기업과 국민, 750만 동포 여러분이 함께 힘을 모아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 현장 축사에서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동포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시고 도와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시작된 120년 이민 역사는 그동안 대한민국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에 큰 힘이 됐다"면서 "이역만리 타향에서 역경을 이겨낸 우리 재외동포 여러분은 대한민국 발전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추석 연휴인 지난달 29일 한국과 일본에 거주하는 원폭 피해자 가족 85명과 가진 청와대 영빈관 오찬, 전날 국내외 거주 중인 파독 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등 240명과의 오찬을 소개하고 "제가 만난 그분들의 삶이 바로 불굴의 의지로 고난을 이겨낸 대한민국 현대사"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포 여러분이 그동안 조국을 위해 많은 뒷받침과 기여를 했지만 저희(정부)가 동포 여러분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재외동포청을 만들어 여러분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은 국제주의를 지향하면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확고히 하려는 우리 정부 철학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세계 한인의 날'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750만 재외동포의 한민족 정체성을 정립시키고, 한민족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제정됐다. 이날 행사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 이기철 재외동포청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국민의힘 재외동포위원장인 김석기 의원과 태영호 의원, 각국 한인회장 350여 명이 참석했다.
드라마 '파친코'에 출연한 재일동포 3세 출신 미국 배우 박소희씨(둘째아들 모자수 역)는 차별의 성장기를 극복하고 한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온 자신의 경험과 앞으로의 다짐을 낭독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자신을 "미국, 일본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자이니치의 존재,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경계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렇지만 "한국과 일본을 모두 200% 가진 존재, 저는 자랑스러운 자이니치"라며 "우리가 한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갈 때 비로소 진정한 200%의 내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기념식에서는 배효준 아시아파운데이션 이사장(국민훈장 무궁화장), 오유순 밴쿠버 무궁화재단 이사장(국민훈장 모란장), 임호성 아프리카중동 한인회총연합회 수석부회장(국민훈장 동백장), 김계수 파독광부기념회관 운영위원회 명예관장(국민훈장 목련장), 김수진 보라카이 한인회 회장(대통령 표창) 등 동포 5명이 정부포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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