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ESG 관련 법안 발의 잇달아···신중함도 필요하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동 기자
입력 2023-10-12 0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영덕 연구본부장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건설산업연구원]

올해 독일에서 '공급망 실사법'이 시행됐고, 유럽연합(EU)에서 공급망 실사지침이 공개된 이래 공급망 실사의 법제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공급망 관리·실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이른바 ‘한국형 공급망 실사법’으로 일컬어지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인권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지난 9월 의원입법으로 국회에 제출됐다. 인권환경실사 이행체계를 구축하고, 이사회에 보고의무,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벌칙 규정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및 투자 촉진을 위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기업, 금융기관의 책무, 국무총리 소속의 ESG 경영촉진위원회 운영, ESG 경영공시기준 마련 등을 담은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촉진법'도 발의됐다.

이처럼 최근 글로벌 이슈로서 지속 확대되고 있는 ESG와 관련된 법 제정 및 기존 관련 법의 개정안들이 지난해부터 지속 증가하고 있다. EU,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들의 ESG 관련 법제화 논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러한 ESG 법제화가 활발해지고 있다. ESG의 확산 추세를 감안하고,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국가 차원의 ESG의 법제화 추진은 향후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기업과 산업, 더 나아가 국가 경제 여건과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ESG 관련 법제화는 ESG의 올바른 정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과 산업의 법률적·경제적 수용력이 충분치 않은 가운데 법률적 의무와 자율적 경영 활동을 제약하는 규제에 중점을 둔 입법안은 기업과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으며, 새로운 규제를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ESG가 글로벌 경제·사회의 변화에 맞춘 기업과 국가의 책임과 역할, 의무이고, 글로벌 표준이자 구체적인 활동이라는 측면에서 보다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먼저 정부와 국회 차원의 ESG에 대한 선제적 대응활동도 중요하나, 궁극적으로 개별 산업 단위별, 경제 주체별 대응 활동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고, 산업 내 올바른 ESG 정착을 위해 업종별 적용되는 개별법률 차원의 ESG 관련한 구체적인 기준과 이행방안을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규제나 처벌적 성격의 입법화는 또 다른 ESG 워싱 즉, 위장 ESG 활동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고, ESG의 기업 및 산업 내 실질적인 정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양할 필요가 있다. 현 ESG의 여건을 감안할 때 무엇보다 자발적인 ESG 경영 활동을 유도하고, 지원하는 입법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SG 관련 입법화는 실행 주체가 결국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현재 기업의 ESG 여건을 충분히 감안하고, 입법과정에서 기업의 의견수렴 과정은 보다 광범위하고,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법안을 만들 때도 많은 전문가와 실무자들을 참여시켜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법안을 제안하고, 보다 구체적인 기업의 ESG 활동기준 제시와 구체적인 활동의 유도 및 지원방안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최근 ESG 확산 추세를 볼 때, 향후 기업과 산업의 핵심 경쟁력 요소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정부의 ESG 관련 법제화 활동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ESG가 기업과 산업 내 올바르게 정착되고, 이를 통하여 국가의 경쟁력 향상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법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 산업 그리고 기업 등 실행 주체와 이해관계자들이 ESG 경영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각자의 역할에 맞는 ESG 경영 활동과 상호 협력을 통해 발전적이고 지속 가능한 변화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춘 ESG 법제화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