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 제3당 빅텐트 될 수 있을까...이념적 소구점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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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오현 기자
입력 2023-11-1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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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전 대표 11일 천아용인 회동...제3지대 신당 창당설 가속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신당 창당을 시사하면서,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신당이 가시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가 당내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네 사람과 회동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들과 함께 사진을 올리며 "앞으로의 전략이 이해가 갑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허은아 의원과 천하람 위원장도 같은 날 동시에 "그때 그 각오, 그때 그 마음",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을 때는 항상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와 같은 의미심장한 글을 자신의 SNS에 각각 게시했다. 이는 이 전 대표 중심 신당 창당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제3지대 빅텐트'를 구상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지난 10일 김종인 전 미래통합단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금태섭 새로운선택(가칭) 창당 준비위원회 대표와 비공개로 만났다. 이 전 대표는 회동 직후 "정치개혁에 관해 얘기했다"며 "정치적 결사 가능성도 열어놨다"고 밝혔다.

현재 금 전 의원은 제3지대 세력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 전 의원은 최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태근 당신과함께 공동대표, 조성주 세번째권력 공동위원장 등과 금요연석회의를 구성하고 위성정당 출연 방지를 위한 선거법 개정을 촉구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들의 회동에 관해 "두 사람이 뜻을 함께한다고 느꼈다기보다는 함께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 판단이 새 정치세력으로 가면 우리나라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 전 대표와 금 전 의원이) 서로 잘 융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민‧이원욱 민주당 의원 등으로 대표되는 민주당 내 비명(이재명)계와 융합에 대해선 김 전 비대위원장은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김 전 위원장은 "비명계라는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어디로 가야 한다는 건데, 공천이 보장된다면 비명계든 민주당이든 있을 것"이라며 "과거 제3정당이 실패한 원인은 공천 떨어진 사람들끼리 만나 당을 만든 것"이라고 일침했다.

최근 내분이 심화되고 있는 정의당 소속 의원들의 동향도 주목된다. 장혜영·류호정 의원이 이끄는 정치유니온 '세번째권력' 등 일부 인사들이 현 당 지도부의 선거연합정당 추진에 반발하면서 당과 결별에 나설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의당 소속 의원들이 합류한다면 이념적 소구점이 부족해 오히려 창당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전 대표 또한 "정치를 같이 한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해봤다"며 "두 젊은 여성 정치인이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지향했던 세상이 저랑 일치한 지점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좀 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의 움직임에 대한 평가가 양분된다. 이 전 대표가 결별 수순에 돌입했단 분석과 신당 창당설로 몸값을 끌어올린 이 전 대표가 총선 공천을 약속 받고 다시 당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국민의힘 내 익명을 요청한 한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 하며 "범위와 시기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공천 문제로 당 내 혼란이 극대화 됐을 때 신당의 깃발을 들어올려 국민들의 시선을 잡아 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당 창당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직 위성정당이 등장할 수 없도록 막을 수 있는 선거법 개정이라는 변수가 있는 상태에서 무모하게 창당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의원은 비명계와 정의당계를 아우르는 창당에 대해 "이렇게 모아서 당을 만든다면 어떤 이념적 제안을 할 수 있겠나"라며 "국민들도 자리 차지 하기 위해 만든 정당임을 알아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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