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후원 골프대회 그린피 무료.'
골퍼 A씨는 우연히 해당 광고를 보고 골프대회 참가를 결심했다. 골프장 예약은 힘들고 그린피도 천정부지로 오른 상황에서 '그린피 무료'라는 문구는 A씨를 홀릴 수밖에 없었다.
신이 난 A씨는 애플리케이션(케이골프스코어)을 설치한 후 일정을 선택했고, 선입금하라는 말에 주저 없이 10만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기상악화, 구장 사정 등으로 원하는 일정들이 취소됐고 A씨는 환불을 요구했다. 하지만 협회 측은 매주 "이번 주 안에 해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환불해주지 않았다. 환불 답변을 받는 지 4달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참가비를 환불받지 못했다.
문제의 대회는 제1회 세계 한민족 아마추어 골프대회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후원하고, 사단법인 한국아마추어골프협회(이사장 이서진)가 주최·주관했다. 공동 주관사는 한 언론사다. 홍보 글과 포스터 등에는 문체부 로고와 명칭을 사용했다.
대회 일정은 6월부터 11월까지였다. 첫 예선전은 지난 6월 28일 홍천 세이지우드에서 치러졌다. A씨가 선택한 일정은 지난 7월 31일 가평 베뉴지. 다른 골프장 참가비는 18만원이지만, A씨가 신청한 베뉴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10만원이었다.
A씨는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4달이 지난 오늘도 환불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이번 주까지 입금해 준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대회에 참가할 수 없으면 바로 환불해줘야 한다. 10월 말 환불해준다 해놓고 여태껏 환불해 주지 않고 있다. 왜 그런지 의구심이 든다."
환불받지 못한 골퍼는 비단 A씨뿐만이 아니다.
한 네이버 카페에는 '한국아마추어골프협회 환불 문제 피해자분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환불받지 못한 사람이 꽤 많다. 몇 달 동안 협회 말만 믿고 기다렸다. 이사장이라는 사람이 전화 와서 글을 내려달라고 했다. 이런저런 사정을 이야기하는데 개인 사정이라 적기 힘들다. 11월 말까지는 책임지고 전부 환불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적었다.
해당 카페의 다른 회원은 댓글에 "같은 상황이다. 7월에 입금했지만 배정이 안 돼서 취소됐다. 10월 말 이후 순차 입금이라고 했다. 고소한다고 해도 빠른 시일 내에 입금하겠다는 답장만 왔다"고 부연했다.
다른 골프 커뮤니티에도 똑같은 글이 게재됐다. 누리꾼들은 "참가비를 다른 데 사용한 것 같다" "아직 돈이 안 들어오고 있다" "도망갈 위험이 있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문체부 측은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명칭 사용승인에 관한 규정」에 의거, 해외동포들을 초청해 한국골프를 널리 알리고 골프 대중화로 국가 스포츠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취지하에 후원 명칭 사용을 승인했다. 기간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2월까지다. 후원 명칭 사용만 승인했을 뿐 기타 다른 후원은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또 있다. 대회는 '세계 한민족'을 대상으로 한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협회가 참가비를 받은 대다수는 한국 국적 골퍼다. 해외 국적 골퍼는 극히 일부다. 문체부 승인 취지와 다른 부분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환불 관련 민원이 문체부로 들어오고 있다. 최근 소명 공문에 따르면 11월 말까지 해결한다고 이야기했다. 결론적으로는 파행이다. 문체부는 취지가 좋아서 후원했던 부분이다. 지금으로는 후원을 취소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문체부는 이 부분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진 협회 이사장은 "아직 환불이 완전히 처리되지 않았다. 12월 초까지는 마무리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 지원이 없다. 여러 기업에 문의하고 있다. 황희 전 문체부 장관이 축사를 했던 대회다. 전에는 문체부장관배로 치러졌다. 대통령배도 준비하고 있다. 그린피를 싸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참가자는 대다수 한국인"이라고 해명했다.
본지의 확인 결과 해당 협회는 2013년 12월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발족했다. 이 이사장은 문체부 허가를 받은 비영리 법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에 확인한 결과, 문체부 허가는 받지 않았다. 해당 법인은 서울시 관할이었다.
서울시 비영리 법인임에도 협회 누리집을 통해 태국 골프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다른 골프대회 참가자를 모집하는 등 수익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다른 아마추어 골프대회 1등 상금으로 300만원을 걸었다. 이에 대해 대한골프협회(KGA) 관계자는 "해당 협회 대회는 아마추어 상금 범위를 벗어난다. 대회에 '아마추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현금을 걸지 않으면 사람들이 참가하지 않는다. 현금을 걸지 말라는 법은 없다."
비영리 법인을 승인한 서울시 관계자는 "사단법인으로 135만원짜리 태국 골프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해당 구청에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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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들입니다.
폰지사기 이고요
문체부 이름팔아 피해자만 늘리네요.
저도 8월에 18만원 입금후 아직도 못받고 있고 문체부에 민원제시해도 자기들은 모른다고 하고
정말 이건 사기에 해당한다는거 .. 2월말에 주겠다고 오늘 또 연락이 왔네요
문체부를 앞세워 전국적으로 마켓팅한만큼 피해자분들수가 엄청날것으로 보이나 금액이 건당 10만~20만원 수준이여서 다들 마냥 기다리시는것 같습니다.
기다리지만 마시구 조금 귀찮더라도 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 하시기 바랍니다. 50명이 넘어서면 상급위원회에서 다뤄서 더 강력한 조치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7명 정도가 소비자원에 신청하였고 신청한분들은 환불 받았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