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둬둬 칭찬한 마윈, 알리바바엔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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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3-11-3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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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윈 창업주 "알리바바 변할 것"

  • 3년만에 '침묵' 깼다…경영 '개입' 신호?

  • 마윈 칭찬한 핀둬둬는 '고공행진'

  • 주가 반년새 갑절…알리바바 따라잡나

마윈 알리바바 그룹 창업주 사진아주경제DB
마윈 알리바바 그룹 창업주 [사진=아주경제DB]

"저는 알리바바가 변할 것이라고, 바뀔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모든 위대한 회사는 겨울에 탄생합니다. 인공지능(AI) 전자상거래 시대가 이제 막 시작했고, 이는 누구에게나 기회이자 도전입니다. PDD(핀둬둬)의 지난 몇 년 간의 결정과 노력을 축하해야 합니다. 누구나 한때 잘나갈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해 개혁하는 사람,  어떤 대가와 희생도 치르려는 조직이야말로 진정으로 존경받는 것입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이 알리바바에 개혁을 촉구했다. 최근 알리바바 그룹 인트라넷에 한 직원이 중국 공동구매 플랫폼 핀둬둬의 무서운 성장 기세를 논하는 게시글에 단 답글을 통해서다.

이 직원은 "별 볼일 없던 '칸이다오(砍一刀, 공구 할인이라는 뜻. 핀둬둬 영업방식)'가 머지않아 큰 형이 되겠다" , "티몰·징둥을 이용할때 핀둬둬보다 더 고급이라고 느낀 적이 없다"며 알리바바의 현실을 한탄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마윈 창업주는 약 3년 전인 2020년 10월 산하 금융회사인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며칠 앞두고 고위 당국자 앞에서 금융 규제를 비판한 적이 있다. 이것이 방아쇠가 돼 IPO는 결국 불발됐고, 그 이후 마윈은 수년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사실상 침묵을 지켰다. 이후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를 타깃으로 삼아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고삐를 조였고, 알리바바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올 들어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빅테크(대형인터넷 기업) 때리기'를 사실상 멈추고 플랫폼 경제를 다시 지원사격하고 나섰다. 하지만 경기 불황 속 내수가 부진하면서 알리바바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알리바바 매출은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2248억 위안을 기록했지만, 블룸버그 예상치인 2720억 위안을 밑돌았다. 

게다가 알리바바는 올 3월 그룹을 6개 사업부문으로 쪼개 분사한다고 발표했지만, 미중간 지정학적 갈등 속에 이마저도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본래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을 분사해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었으나,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가 거세지며 사실상 중단된 것이다.

현재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현재 약 3년 전인 2020년 10월 최고점 대비 4분의 1 토막이 났다.  미국 나스닥에서 핀둬둬 주가가 최근 6개월내 갑절이 넘게 오른 것과 비교된다. 29일 마감가 기준 시가총액은 핀둬둬가 1883억 달러로, 곧 알리바바 1899억 달러도 따라잡을 기세다. 

일각에서 최근 각종 문제에 직면한 알리바바 그룹 전략에 대해 마윈이 더는 침묵을 지키기 힘들어 개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앞서 9월엔 장융 알리바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그룹 수장직에서 물러나고 마윈의 오랜 측근으로 알려진 차이충신 회장과 우융밍 CEO이 새로 취임하며 마윈의 경영복귀설이 나돌기도 했다. 마윈은 지난 2014년 사실상 CEO 자리를 넘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마윈의 전기 '알리바바'를 쓴 투자 컨설팅 회사 BDA차이나의 던컨 클라크 회장은 블룸버그에 "마윈이 지난 3년 넘게 회사와 관련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그의 개입은 특히 중요하다"며 "다른 사람들이 감히 할 수 없는 진실을 이야기하는 등 마윈은 항상 회사내에서 최고의 목소리이자, 도덕적 권위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마윈의 재등장은 사업부 분사 실패 후 새롭게 전략을 수립해야 할 알리바바에 긍정적 신호라고 읽었다. 

최근 알리바바의 최대 경쟁 맞수로 떠오른 핀둬둬는 2015년 9월 설립됐다. 공동구매 기반의 초저가 전략으로 중국 온라인쇼핑 시장을 공략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핀둬둬는 앞서 27일 올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갑절 가까이 오른 688억 위안을 기록하며 월가 예상치도 훌쩍 웃돌았다.

특히 핀둬둬가 지난해 선보인 해외직구앱 테무(TEMU)는 미국 시장에서 아마존의 잠재적인 도전자로 부상하고 있다. 3분기 테무 GMV(총거래액)은 5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핀둬둬 3분기 실적 발표후 주가는 하루새 18% 수직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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