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새로운 실험용 경수로(LWR)가 처음으로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북한은 핵무기 제조를 위한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해 수년 동안 영변 핵시설의 5MW(메가와트) 원자로를 사용해 왔다. 이 5MW 원자로를 가동해 나온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LWR에서 온수가 배출되는 것은 더 큰 경수로가 작동을 시작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IAEA는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 개회사를 통해 "지난 10월 중순 이후 LWR 냉각 시스템에서 온수 배출이 관측됐다"며 "이는 이 경수로가 시운전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수 배출은 이 경수로가 '임계 상태'(criticality)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실험용 경수로도 다른 원자로와 마찬가지로 방사성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재처리 과정에서 분리될 수 있기 때문에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총 6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다. 마지막 실험은 2017년이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재건을 마치고, 핵탄두 소형화를 추구하는 움직임 등이 포착되면서 조만간 핵실험을 재개할 것이란 추측이 무성했다. 북한이 핵탄두 제조에 쓸 핵물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를 조만간 작동할 것이란 전망도 빈번하게 제기됐다.
IAEA는 2009년 4월 추방된 이후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접근이 차단됐기 때문에 가동 상황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주로 위성 사진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을 감시하는 수준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협정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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