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아파트의 전세 거래량은 이날 기준 7452건으로, 전달(1만2145건)에 비해 38.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고기한(계약 후 30일)이 이달 말까지로 보름가량 남아 있긴 하지만, 2021년 9월(9794건) 이후 2년 4개월 만에 월별 아파트 전세거래량이 1만건을 밑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년 전인 2023년 2월과 3월 각각 1만6000여 건을 기록한 것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경기도는 최근 3개월 연속 전세거래가 증가하는 추세다. 경기부동산포털이 집계한 경기도 내 아파트 전세거래는 지난해 11월 1만7324건을 기록한 뒤 12월에 1만7511건, 가장 최근 통계인 올해 1월엔 1만8387건으로 전월 대비 5% 증가했다.
이는 서울 전셋값이 지난해 5월 말 이후 42주 연속 오르는 등 상승 흐름을 보인 데다 전세 매물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아실이 집계한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3만2422건으로 1년 전인 4만8642건보다 33.4% 줄었다.
기존 실수요에 이어 외부 수요가 몰려 경기도 내 전셋값이 상승하자 매매 가격과 좁혀진 ‘갭’을 이용한 투자도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동 '영통에듀파크' 96㎡는 지난달 5일 5억6200만원에 매매 거래된 뒤 해당 매물이 같은 달 17일 4억95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체결됐다.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불과 6700만원이었다.
화성시 반송동의 '동탄시범다은마을메타역롯데캐슬' 84㎡는 지난달 5일 6억2000만원에 매매된 후 같은 달 8일 매매가격보다 1억원 낮은 5억2000만원에 세입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능동 '동탄숲속마을모아미래도1단지' 동일 평형대 매물도 지난해 12월 4억8500만원에 매매된 후 9일 만에 4억3600만원에 전세 계약자를 찾았다.
도시형 생활주택인 수원시 권선동의 '네이처인' 22㎡ 매물은 지난해 12월 1억1150만원에 매매된 후, 올해 1월 27일 보증금 1억20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지역의 전셋값 상승과 입주 물량 감소 등이 맞물려 ‘탈 서울’ 경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고 전세 가격도 상승하면서 실수요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외곽의 아파트 전세로 밀려나고 있다"며 "경기도나 인천 등지로 전세 수요자가 유입되는 현상은 공급 부족과 맞물려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이 안정화되고 공급이 늘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원자재값이 오르고 인건비가 올라 분양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임대가격도 떨어지기 쉽지 않다"며 "일부 3기 신도시 사례처럼 도심지에 주택 공급을 확대할 방안과 함께 경기 전입 인구에 대한 세제 혜택 제공과 인프라 구축 정책을 함께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