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원에 달하는 서울의 초고가 아파트에서 신고가 거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의 선행지표로 해석되는 대단지 아파트가 상승 전환하면서 조만간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 회복을 단정 짓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4일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0억904만원으로 지난 2월 10억8513만원 대비 7% 하락했다. 지난해 3월 9억8129만원을 기록한 이후 1년 만에 가장 최저 수준이다.
이달에는 더 떨어졌다. 이달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9억33만원이다. 지난달 보다 1억 넘게 빠진 수치다. 강남도 하락세를 면치못했다. 지난달 강남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24억1069만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인 2월 24억3808만원과 비교하면 2739만원(1.1%) 하락한 것이다.
반면 서울 초고가 아파트들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6·7차아파트' 전용면적 245㎡가 115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였던 2021년 4월 80억원보다 35억원 치솟으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압구정동에서 100억원대에 거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아이파크삼성' 전용 175㎡는 지난 1월 90억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가는 지난해 7월에 기록한 62억원(10층)이다. 6개월 만에 30억원 가량 뛰어 오르며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지난달 9일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트리마제' 전용 136㎡는 57억원에 손바뀜 됐다. 2021년 5월 기록한 43억9000만원보다 13억1000원(29.8%) 크게 오르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 같은 신고가 기록은 강북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2월 용산구 '나인원한남' 전용 206.8㎡는 올해 들어 두 번이나 신고가를 갈아 치웠다. 2022년 11월 9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한 나인원한남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97원과 99억5000만원에 거래돼 연이어 최고가를 경신했다.
강남권에 이어 강북에서도 시장이 미세하게 회복세를 보이면서 향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대출과 상관 없는 자산가들이 희소성이 높은 초고가 단지를 사들이면서 신고가 거래가 잇달아 나오는 것"이라며 "이는 집값 반등의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질지 아직 알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주부터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상승으로 돌아섰다"며 "다만 신고가 거래량이 전체의 3~4%로 저조하다. 집값이 본격적인 상승세라고 판단하기엔 아직 거래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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