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대한 은행권의 배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예상 배상액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도 이달 손실이 발생한 모든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율배상 안내를 시작한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한 지 약 한달 만의 일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15일 홍콩H지수 ELS로 손실을 본 전 고객을 대상으로 안내를 시작하고, 자율배상 절차에 들어간다. 안내 대상은 홍콩H지수 ELS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 발생 계좌로 △만기상환 계좌 △만기 미도래 계좌 △녹인 발생 전·후로 중도해지된 계좌 등이다.
KB국민은행은 계좌별 만기가 도래해 배상 비율이 확정된 고객부터 순차적으로 자율조정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고려해 KB스타뱅킹 앱을 이용한 비대면 자율조정 진행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배상 비율 확정 고객은 계좌 만기 도래 순서에 따라 매주 선정한다. 해당 고객에게는 본부 차원에서 자율조정 절차와 방법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이후 영업점 직원이 개별적으로 유선을 통해 다시 한번 안내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손실이 확정된 고객부터 신속히 배상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고객 불편 최소화와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은행권에서는 이미 홍콩H지수 ELS 투자자와 협의를 통해 정해진 배상금 지급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하나은행이 지난달 29일 일부 투자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했고, 이어 신한은행이 지난 4일 두 번째로 약 10명의 투자자에게 배상금 지급을 마쳤다. KB국민은행도 조만간 배상금 지급을 시작할 전망이다.
향후 주요 시중은행의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은 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11일 배상 기준안을 발표한 후 자율배상을 촉구한 영향이다. 예상 손실 배상액(손실률 50%, 배상 비율 40% 가정)의 경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약 2조원으로 금융권은 추정하고 있다. 그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약 1조원으로 가장 많다. 다만 이제 자율배상을 시작한 만큼 올해 하반기에도 투자자와의 협의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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