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신문을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10일 치러지는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 “최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우세”하다는 한국의 보도를 인용하며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혐오 대 혐오”라 불릴 만큼 상대 진영을 비방하는데 집중되어 정책은 실종된 모습이며, 한일 관계는 큰 쟁점이 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권의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띠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으며 여당인 국민의힘도 뒤를 바짝 쫓고 있어 수도권 등 격전 지역의 동향이 열쇠가 될 전망이라고 한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아사히는 선거 기간 중 일본과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이번 총선은 새로운 한일전”이라며 일본과 협력관계를 강화한 윤 정권과 국민의 힘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실제 선거전에서는 대일 정책이 거론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신문은 이강민 한양대 명예교수의 인터뷰를 실어 “양국의 시민 교류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젊은 세대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교수가 “일본이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 다시 반발이 커질 것”이라 짚었다고도 전했다.
아사히는 또한 특집 기사를 통해 여야의 상호 비방만이 오가는 가운데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은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9일 게재한 기사에서는 입시외 취업 경쟁에 지친 한국 청년들이 총선에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대 더불어민주당 대결 구도로 흘러가는 선거정국에 대해 아사히는 "혐오 대 혐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방이 난무한다"며 "청년 취업난 해결과 같은 건설적인 토론은 거의 실종됐다"고 했다. 또한 "한국 청년들은 정치인들이 청년들의 좌절감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20~30대 청년들은 대개 무당층이며,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여론조사업체들이 청년층이 선거를 판가름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유지할지, 국민의힘이 제1당을 탈환할 수 있을지가 초점이며, 비례 대표에서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신당 ‘조국혁신당’이 약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야당이 압승을 거둬 국회 의석 3분의 2에 해당하는 200석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의 재가결이 가능해지고, 한일 관계 개선에 힘써 온 윤 정권에 대한 비판이 커질 수 있다며 선거 결과가 미칠 파장을 주시했다.
일본 매체들은 5일과 6일 양일에 걸쳐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역대 총선 최고치의 투표율이 기록된 점에도 주목했다. 전국 3천565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사전투표 투표율이 31.3%로 잠정 집계돼 4년 전의 26.7%보다 4.6% 포인트나 높아졌다고 일제히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