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여당 자민당의 일부 파벌이 비자금을 조성한 문제로 파벌 해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세 번째로 큰 ‘모테기파’(헤이세이연구회)도 사실상 해산을 결정했다.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모테기파’가 해산함에 따라 자민당에는 아소 다로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만 남았다고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테기파’는 전날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정치단체’ 신청을 철회하고 ‘파벌’을 해산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다만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은 ‘모테기파’는 파벌 자체를 해산한 ‘아베파’, ‘기시다파’, ‘니카이파’, '모리야마파’와 달리 “새로운 정책집단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모테기파'는 지난 1월 다른 파벌 4곳이 잇따라 해산을 결정하는데도 ‘아소파’와 함께 파벌을 존속시켜 왔다. 하지만 과거 '헤이세이연구회'를 이끌며 파벌의 상징과도 같았던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차녀인 오부치 유코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탈퇴하는 등 파벌 소속 주요 의원들이 탈퇴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모테기파'는 지난 1월에 53명이었으나 현재는 44명으로 줄었다.
올해 1월 기준으로 '모테기파는' '아베파'(96명), '아소파'(56명)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파벌이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수장으로 있던 '기시다파'(46명)가 의원 수 기준으로 네 번째 파벌이었다
'모테기파'가 새로운 정책집단으로 존속하고자 하는 데는 모테기 간사장이 차기 총리 후보군 중 한명이라는 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모테기 간사장이 최근 (이미 해산한) 아베파 소속 의원들을 자주 만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대다수 파벌이 해산 방침을 밝혔지만, 실제 해산 절차 이행은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테기파’ 이전에 해산을 선언한 4개 파벌이 여전히 사무소를 유지하고 있고, 정치단체 신청 철회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는 각 파벌이 사무소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파벌이 부활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강하다"고 전했다. 특히 “과거에도 파벌이 해산을 표명하고 숨죽여 있다가 총재 선거를 앞두고 부활했다.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고 짚었다. 해산을 결정한 파벌들은 사무소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임대 계약'이 남아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언론의 한 기자는 아주경제에 "최대 파벌 아베파를 비롯해 6곳 가운데 5곳의 파벌이 해산을 택하면서 전후 일본 정치를 지탱해 온 ‘파벌 정치’가 막을 내릴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파벌 정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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