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타이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침체됐던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실적에도 파란불이 들어왔다. 인도를 중심으로 신흥국들의 자동차 판매가 증가했으며, 2020년부터 불티나게 팔렸던 전기차와 중고차들의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해 관련 기업들은 공장 가동률을 100%에 가깝게 유지 중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금호석유화학, KCC, 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타이어 소재인 합성고무와 타이어코드를 생산한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타이어 소재 수익성 개선을 분위기 전환점으로 보고 올해 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3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부문의 최근 가동률은 80%대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평균 가동률인 69%와 비교해 10%P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합성고무 사업부의 마진율 역시 4%대 초반으로 석유화학 시장 전체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해 준수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타이어코드 역시 올해 들어 국내 기업의 생산량이 많이 증가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타이어코드 생산라인의 가동률은 100%에 육박한다. 지난해에는 타이어코드를 비롯한 산업자재 생산라인의 평균 가동률이 77.3%에 불과했다. 세계 1위 타이어코드 업체인 효성첨단소재의 베트남 타이어코드 가동률도 전 분기 대비 15%P 증가한 95%에 육박한다.
합성고무와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원자재 중 하나로 타이어 판매 증가와 함께 성장한다.
글로벌 타이어 판매량이 증가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했다. 인도의 완성차 기업 마힌드라는 지난달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4만10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출을 포함한 전체 판매량은 7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2020년부터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성장한 것도 타이어 판매량 증가와 연관 있다. 일반적으로 타이어의 교체주기는 약 4년으로 올해 이들 전기차의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2020년부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보복소비가 유행했는데, 당시 판매량이 급증한 중고차들의 타이어 교체 시기가 올해 돌아오면서 타이어 수요가 증가했다.
타이어 수요는 증가했지만 관련 원자재 공급량은 감소추세라 수익성도 개선됐다. 지난해 전 세계 천연고무 생산량은 전년 대비 1.9%가 감소했으며, 세계 2위 천연고무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천연고무 생산량은 전년 대비 14.6% 줄었다. 고무 공급은 줄고 타이어 수요는 증가하면서 합성고무 등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에 따라 국내 고무·타이어코드 관련 기업도 회복 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석유화학 기업 관계자는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서 업계의 분위기가 매우 좋다”며 “일시적인 호황으로 끝날 수 있지만 지난 5년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 입장에서는 분위기 전환 국면을 맞이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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