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反엔비디아 UA링크 참여 언급…AI칩 사업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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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4-06-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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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 독주 견제 모든 AI칩 업체 뭉쳐

  • 삼성 파운드리 AI칩 고객 확보 성장전략

  • 미국 테일러를 AI칩 양산 거점으로...패키징 공장으로 경쟁력↑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출범하는 '울트라 가속기 링크(UA링크)' 컨소시엄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대형 팹리스와 빅테크를 고객으로 확보하며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성장세에 속도를 더하기 위함이다. UA링크는 엔비디아가 독자적으로 보유한 인공지능(AI)칩 간 상호연결 기술 'NV링크'에 대응하기 위해 빅테크와 미국 대형 팹리스가 뭉쳐 결성한 반 엔비디아 기술 컨소시엄이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서 UA링크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에 관해 언급했다.

송태중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개발팀장(상무)은 질의응답 자리에서 "AI칩 간 상호연결은 매우 중요하다"며 "UA링크 컨소시엄의 입출력 표준화 시도는 매우 흥미로우며, 삼성전자도 지원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UA링크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빅테크와 인텔, AMD, 브로드컴 등 대형 팹리스가 연합해 만드는 AI칩 간 상호연결 기술이다. 초거대 AI 학습·추론을 위해 AI칩 간 상호연결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현재 관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NV링크 대항마를 만드는 게 목표다.

한 국내 AI칩 업체 고위 관계자는 "엔비디아 AI칩의 진짜 경쟁력은 칩이 바뀌면 프로그래밍도 새로 해야 하는 'CUDA(쿠다) 라이브러리'보다 매개변수(파라미터)가 1조(1000B)개가 넘는 초거대 AI 학습·추론에 특화한 '트랜스포머 엔진'과 AI칩 간 상호연결인 NV링크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AI 학습·추론은 중앙처리장치(CPU)의 비중이 낮고 AI칩 비중이 극단적으로 높은 구조다. CPU가 AI칩에 학습·추론에 관한 명령을 하면 그다음은 AI칩과 AI칩에 탑재된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D램끼리 알아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결과물을 도출한다. 때문에 AI칩이 CPU를 거쳐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존 'PCI익스프레스'를 대신할 AI칩 간 상호연결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 시장도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19년 서버 간 상호연결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기업 멜라녹스를 70억 달러(약 9조7000억원)에 인수한 후 이를 토대로 AI칩 간 상호연결 기술인 NV링크를 상용화했다. 차세대 AI칩 '블랙웰'에 적용되는 5세대 NV링크는 초당 1.8테라바이트(TB)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병목현상을 최소화하는데, 이는 현재 AI서버에 사용되는 5세대 PCI익스프레스보다 14배 이상 빠른 속도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매개변수 1조개 이상 초거대 AI와 준 AGI(일반인공지능) 학습에 엔비디아 외에 대안이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자체 AI칩을 개발하면서 탈 엔비디아에 속도를 내는 빅테크와 미국 대형 팹리스 입장에서 NV링크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벽이다. 이에 엔비디아를 제외한 모든 AI칩 업체가 힘을 합쳐 NV링크와 겨룰 수 있는 AI칩 간 상호연결 기술인 UA링크를 만들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UA링크 참가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이유는 빅테크와 미국 대형 팹리스의 신형 AI칩을 자사 파운드리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AI칩 위탁생산 관련 매출이 작년 대비 1.8배, 고객 수는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AI칩 사업 수주로 삼성전자는 모바일칩(AP) 중심의 파운드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모바일 외 제품군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계획이 성공할 경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도 현행 10%대에서 최대 20%로 확대될 전망이다.

송 상무도 "2028년 AI칩 위탁생산 관련 매출은 2023년 대비 9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AI칩 업체인 텐스토렌트와 그로크, 한국 AI칩 업체인 리벨리온 등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립한 4㎚(나노미터) 공정 고객으로 유치했다.

재계에선 최근 이재용 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메타·아마존·퀄컴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회동한 것도 AI칩 위탁생관과 관련이 큰 것으로 본다. 메타·아마존·퀄컴은 모두 엔비디아에 대항하기 위한 자체 AI칩을 만들고 있다.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4㎚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 TSMC를 따라잡는데 많은 보탬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 AI칩 위탁생산 핵심 전략은 "미국에서 설계하고 미국에서 만든다"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400억 달러(약 55조원)를 투자해 4㎚ 공정 팹(1공장)에 이어 2㎚ 공정 팹(2공장)과 첨단 패키징(AVP·이종 반도체 결합) 공장을 만들고 있다. 4㎚ 공정 팹이 가동하는 올 연말부터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빅테크·팹리스들과 칩 설계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에서 한층 긴밀히 협력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첨단 패키징 공장까지 완공되면 한국에서 만든 HBM D램을 미국으로 보내 첨단 패키징으로 결합함으로써 빅테크·팹리스의 까다로운 AI칩 공동 설계·양산 요구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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