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0억 달러(약 30조원) 수출 실적이 기대되는 K-방산에 잠수함이라는 추가 동력이 생겼다. 정부 구상대로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에 성공할 경우 새로운 히트 수출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27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와 잠수함 3척 인도 계약을 맺으며 잠수함 수출국에 오른 이후 지속적인 개량으로 디젤-전기 방식(재래식) 추진 잠수함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으로 꼽히는 잠수함을 독자 설계·건조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 외에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독일, 일본 등 10여 곳에 불과하다. 생산·수출량이 제한돼 도입 경쟁이 치열하고 가격도 비싸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힌다.
한국은 지난 1987년 독일 HDW(현 TKMS)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1992년 처음 장보고급 잠수함을 국내 건조하며 관련 시장에 발을 디뎠다. 한화오션(구 대우조선)이 스타트를 끊었지만 HD현대중공업도 1998년 경쟁입찰에서 중형잠수함(손원일급) 건조 사업을 따내며 입지를 다졌다. 2021년에는 독자 설계·건조한 도산안창호함이 취역하면서 한국은 3000t급 이상 잠수함을 운용하는 8번째 국가가 됐다.
한화오션과 HD현중은 30여 년에 걸친 잠수함 설계·건조 사업 경험과 기존 조선 역량을 결합해 잠수함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500t부터 3000t급까지 고객 맞춤형 건조 역량을 보유한 게 강점이다. 페루를 필두로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등 노후 잠수함 교체 수요국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6월 말 사업자를 선정하는 60조원 규모 캐나다 차기 잠수함사업(CPSP) 수주를 놓고 현재 한화오션-HD현중 컨소시엄과 TKMS가 경쟁 중인 것은 급성장한 한국 잠수함 산업의 위상을 보여준다. 캐나다는 3000t급 잠수함 12척 도입을 추진 중이다. 2800t급 잠수함을 내세운 TKMS에 맞서 한화오션-HD현중 컨소시엄은 3600t급 '장보고-Ⅲ 배치-II'를 제안했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성공한다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시장에 전략무기를 수출하는 첫 사례일 뿐더러 지난해 방산 수출액의 1.5~3배 금액을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2030년대 중반 진수를 목표로 하는 한국형 핵잠이 더해지면 재래식 잠수함 한계인 1500~3000t을 넘어 5000~8000t 대형 잠수함까지 수출 영역을 넓히게 된다.
한국형 핵잠의 배수량은 미정으로 향후 한·미 간 실무협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제원과 성능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오션·HD현중이 보유한 기술과 노하우에 비춰 볼 때 장보고-Ⅲ 배치-II의 확대 버전인 5000t급을 우선 진수하고, 추가 핵잠 발주를 통해 배수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공산이 크다.
다만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맞춰 미국 주력 공격 핵잠인 버지니아급(7800t) 잠수함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참여가 가능한 8000t급을 우선 건조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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