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창업자 고(故) 구자학 회장 장녀 구미현 아워홈 신임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매각을 공식화했다. 구 회장 공언대로 지분 매각이 현실화하면 아워홈은 '범LG가(家)' 타이틀을 떼게 된다. 아워홈은 LG그룹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의 셋째 아들 구자학 전 회장이 지난 2000년에 세운 회사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전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에서 매각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2016년부터 이어진 경영권 분쟁 끈을 회사 매각으로 끊어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구 회장은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합리적인 회사 경영 즉, 사업의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전문기업으로 경영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을 포함한 주요 주주의 지분을 유능한 전문기업으로 이양함에 있어 현재 아워홈 직원들의 고용 승계 및 지위 보장을 명문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회사 매각 과정에서 커질 직원들의 고용 불안을 가라 앉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한 뒤 단기 수익을 내기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서기 때문.
다만 매각 작업을 매듭짓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다. 먼저 아워홈 정관에 명시한 '우선매수권'이 변수다. 아워홈 정관을 보면, 주식을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에게 주식을 우선적으로 팔아야 한다.
아워홈은 구 회장을 포함한 오너가 네 남매가 지분 98% 이상을 보유한 가족회사다. 지분별로는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장녀 구 회장 19.28% △차녀 구명진씨 19.6%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 20.67%다.
다시 말해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 회장이 지분을 팔 경우 구명진씨와 구지은 전 부회장에게 매수권이 먼저 적용된다는 뜻이다.
또 지난 2022년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 회장이 지분 매각에 나섰을 당시 자문사였던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아워홈 기업가치를 2조원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아워홈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만큼 두 사람은 2022년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인수에 나설 기업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편, 구 회장은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려하는 모양새다. 취임 이후에도 프로필 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보통 기업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할 경우 기본적인 프로필과 사진을 공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아워홈 측은 "구 회장 프로필 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나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또 구지은 전 부회장이 지난 5월 신설한 조직 '신성장테크비즈니스' 부문에 대해선 "기존 기조와 변동 없이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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