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할인도 조금씩 더 박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요금은 요금대로 내는데 포인트는 쓸 데가 너무 없으니까. 거의 25년 동안 번호이동 없이 그대로인데, 나에게 주는 혜택은 이거밖에 없어. 나는 배신하지 않고 충성을 이렇게 바쳤는데..."(배우 이제훈)
"예전에 비해 (혜택이) 많이 줄었어요. 서로 경쟁하면서 가입자를 늘릴 때는 이거저거 막 주다가 이제는 어느 정도 통신 시장이 다 됐어. (다른 통신사로 갈까 하는) 흔들림이 많았단 말이야. 그런데 우리는 의리를 지켰는데. 장기고객에게 소소한 감사 인사라도. 우리를 어항 속에 가둬둔 고기처럼 이런 식으로 하면 화가 난다."(방송인 유재석)
유튜브 채널 '뜬뜬'의 '여름나기는 핑계고'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의 한 장면이다. 배우 이제훈과 방송인 유재석이 장기 고객에 대한 통신사 대우에 불만을 토로하면서 나눈 대화 중 일부분이다.
10년 이상 한 통신사만 이용한 장기 고객의 불만사항을 잘 표현한 대목이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통신사 혜택이 10여년 전보다 크게 줄었음은 물론, 장기 충성고객을 사로잡는 유인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배우 구교환은 "나는 저니맨(한 팀에서 오랫동안 머물지 않고 자주 팀을 옮기는 선수)이다. 왔다 갔다 한다"면서 어느 정도 귀찮음을 감수하더라도 나름의 혜택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체감 거의 없어"…통신 3사 장기고객 우대 혜택 '대동소이'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5~10년 이상 장기 고객을 위한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SKT는 지난해 장기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혜택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이용 기간별로 데이터 쿠폰을 주는 정도고, 제공되는 문화 혜택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사들은 장기 고객을 대상으로 주로 '무료 데이터' 쿠폰을 제공한다. SKT는 기본 제공 데이터를 2배 리필할 수 있는 무료 쿠폰을 준다. 2년 이상 이용자에겐 4장, 3년 이상 5장, 4년 이상에겐 6장을 제공한다.
KT는 6개 혜택(△5세대(5G)나 LTE·3G 데이터 2기가바이트GB 제공 △통화 100분 △기본알 1만알 △밀리의 서재 1개월 이용권 △블라이스 셀렉트 1개월 이용권 등) 중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데이터 쿠폰을 2년 이상 장기 이용자에겐 4장, 4년 이상 가입자에겐 6장을 준다.
LG유플러스는 장기고객 등급을 2년, 5년, 10년 단위로 나눠 구분하고 있는데, 데이터와 V 컬러링 무료 쿠폰의 경우 5년 이상 이용자들에게 일괄 6장을 제공한다.
이 가운데 SKT가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10년 이상 장기 고객을 위한 혜택을 늘렸다. 올해 장기 고객에 더 많은 혜택을 재공하는 '스페셜 T'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5년 이상 이용한 고객을 '장기 우수고객'으로 지정하고, 5년 이상부터 가입연수만큼 데이터(1GB 단위)를 추가 제공한다. 또 10년 이상 장기 고객을 대상으로 시기별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인터파크 티켓·전시 최대 60% 할인'과 'SKT의 미래기술체험관 티움(T.um) 관람'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이같은 혜택을 알지 못하거나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인기가 많았던 VIP 혜택은 줄었고, 최근 통신사 결합 구독 할인 서비스 가격도 인상되면서 고객이 체감하는 혜택이 줄어든 느낌이다.
SKT의 경우 지난해 10월 우주패스 VIP 혜택을 줄였다. 매월 지급됐던 우주패스 ALL·LIFE 월간 1개월 무료 쿠폰을 연 3회 사용할 수 있는 월간 9900원 할인 쿠폰으로 변경하며 혜택을 축소했다. 나머지 9번은 우주패스 월간 4900원 할인쿠폰이 지급된다.
통신 3사 모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제휴 혜택도 줄였다. SKT는 이번달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제휴 상품인 '우주패스 all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을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올렸고, '우주패스 life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도 월 99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올랐다. 앞서 KT는 지난달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초이스' 가격을 월 945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올렸다. LG유플러스도 유튜브 프리미엄을 월 99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유독픽'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고 1만3900원으로 오른 '유독픽 시즌 2'를 새로 출시했다.
중학생 때부터 20년 이상 한 통신사를 사용해 온 박모씨(34)는 "20년 이상 한 통신사를 이용했지만 장기 고객으로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면서 "데이터 추가 쿠폰도 거의 써본 적 없을 뿐더러 제휴 할인 서비스도 잘 이용하지 않는 브랜드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오히려 최근 통신사 OTT 결합, 영화 할인 등 주로 이용했던 혜택들이 줄어들고 있어, 한 통신사를 고집할 메리트가 없는 것 같다"면서 "약정이 끝나면 더 저렴한 요금제나 알뜰폰 등으로 바꿔볼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전환지원금 도입·저가요금제 다양화···"장기고객 잡기 어려워"
이통 3사가 장기 고객을 묶어두기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통신 시장은 포화 상태고, 알뜰폰 활성화와 5G 저가 요금제 도입 등으로 더 싼 요금제로 갈아타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도 신규 가입자 유치를 부추기는 방향이다. 지난 3월 통신사를 옮기는 휴대폰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최대 5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하는 '전환지원금'을 도입했다. 통신사 간 경쟁을 촉진시켜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전환지원금은 최대 33만원 수준으로 제공된다.
그 결과 이통사 간 번호 이동이 증가했고, 이통 3사의 5G 비중도 늘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4월 무선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통신 3사 내 번호이동은 전환지원금 정책 시행 전 50만9220건에서 시행 후 58만7175건으로 늘었다. 4월 기준 이통사의 5G 비중은 KT 74.4%, SK텔레콤 69.3%, LG유플러스 66.1% 순이다. 지난 1월과 비교해 3사 모두 5G 비중이 늘었다.
이미 포화된 통신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통신사들이 장기 고객을 위한 혜택을 과감히 늘리는 것도 어려운 현실이다. 통신 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들어서면서 관련 마케팅 비용도 줄이고 있어서다. 올해 1분기 통신3사별 마케팅 비용은 SKT 7190억원, KT 6009억원, LG유플러스 5467억원이다. SKT와 KT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 7%가량 줄었다. LG유플러스는 약 2%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부의 통신 정책은 한 통신사에 머무는 것보다 통신사를 옮겨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도록 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성장 정체기에 들어선 이통 3사들이 인공지능(AI)·데이터·클라우드·기업간 거래(B2B) 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예전처럼 통신 사업에 과도한 마케팅비를 투입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정책도 신규 가입자 유치를 부추기는 방향이다. 지난 3월 통신사를 옮기는 휴대폰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최대 5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하는 '전환지원금'을 도입했다. 통신사 간 경쟁을 촉진시켜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전환지원금은 최대 33만원 수준으로 제공된다.
그 결과 이통사 간 번호 이동이 증가했고, 이통 3사의 5G 비중도 늘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4월 무선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통신 3사 내 번호이동은 전환지원금 정책 시행 전 50만9220건에서 시행 후 58만7175건으로 늘었다. 4월 기준 이통사의 5G 비중은 KT 74.4%, SK텔레콤 69.3%, LG유플러스 66.1% 순이다. 지난 1월과 비교해 3사 모두 5G 비중이 늘었다.
이미 포화된 통신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통신사들이 장기 고객을 위한 혜택을 과감히 늘리는 것도 어려운 현실이다. 통신 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들어서면서 관련 마케팅 비용도 줄이고 있어서다. 올해 1분기 통신3사별 마케팅 비용은 SKT 7190억원, KT 6009억원, LG유플러스 5467억원이다. SKT와 KT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 7%가량 줄었다. LG유플러스는 약 2%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부의 통신 정책은 한 통신사에 머무는 것보다 통신사를 옮겨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도록 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성장 정체기에 들어선 이통 3사들이 인공지능(AI)·데이터·클라우드·기업간 거래(B2B) 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예전처럼 통신 사업에 과도한 마케팅비를 투입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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