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배추 도매가격이 오르는 등 식탁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 배추 도매가격은 1만76원으로 1년 전(7530원)보다 3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6235원)과 비교하면 약 62% 비싸다.
오락가락한 날씨 뿐만 아니라 여름 배추 재배 면적 감소로 생산량이 줄면서 배추 가격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의 '농업관측 8월호' 보고서를 보면 8월 배추 도매 가격은 10kg에 1만6000원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동기보다 19.3% 높은 수준이다. 또 2019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인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29.5% 비싸다.
이는 여름 배추 재배면적이 줄어들면서 생산량이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7.2%, 9.1% 감소한 영향이다. 농경연은 잦은 비와 고온으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 생육 불균형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 9월에도 배춧값은 1년 전보다 비쌀 것으로 전망했다.
무 도매가격(20kg)도 지난달 2만원을 웃돌며 평년(1만1231원)보다 약 80% 뛰었다. 지난달 폭우 여파로 생육 주기가 짧은 채소류 가격도 들썩였다. 전월 대비 상추는 57.2% 치솟았고 오이와 시금치는 각각 45.6%, 62.1%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불볕더위로 가축 26만마리가 폐사한 점도 물가 오름세를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집단 폐사로 축산물 수급이 불안해지면 먹거리 물가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폭염으로 닭 19만9000마리, 돼지 1만5000마리 등 가축 21만60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농식품부 관계자는 "폐사한 닭과 돼지는 전체 사육 마릿수의 각각 0.1%, 0.14% 수준으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상황"이라면서도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폭염으로 가축 폐사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폭염·태풍과 같은 계절적 요인을 비롯해 추석 등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남아 있어 채소 물가 불안정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반복된 강우와 폭염에 작황이 부진해 여름 배추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며 "그 결과 오는 9월까지는 배추 도매 가격이 전년 대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