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부 수반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지난달 31일 수도 네피도에서 개최된 국방치안위원회(NDSC) 회의에서 10월에 실시될 예정인 인구조사와 관련해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민주파 지도자 아웅산 수치가 이끌었던 국민민주연맹(NLD)이 대승한 2020년 총선을 군부는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내년에 선거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치안을 이유로 연기될 가능성도 남아있어 실시 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권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인구조사는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다만 군사정부는 준비하는데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회의에서는 이를 비상사태선언 6개월 연장의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2020년 총선 부정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도 주장했다. 2021년 2월 1일 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한 이후 군부는 2020년 선거 때 일부 선거구의 투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자유롭고 공평한 선거의 전국적 실시”를 목표로 한다는 뜻을 계속 밝혀왔다.
다만 무력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구조사가 제대로 실시될 수 있는 지역은 일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을 한정한 단계적 인구조사 실시를 시사했을 가능성도 있다. 회의에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안정되고 평화상태가 유지된 이후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내비치기도 했다.
7월 말 기준으로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48개 정당이 등록을 마쳤다. 67개 정당이 신청했으나, 선거관리위원회는 50개 정당만 인정했으며, 이 중 2개 정당은 등록을 취소했다.
군부 주도의 선거는 NLD가 배제되기 때문에 군 계열 정당이 유리해진다. 미얀마에서는 군이 정치에 개입할 수 있는 체제가 지속되는데 대해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군사정권이 선거를 강행하려 하면 저항세력에 의한 방해활동이 격화될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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