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업종 대장주(하이브, SM, JYP, YG엔터테인먼트)들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반등을 기대하며 저점 매수를 하고 있지만, 이어지는 대내외적 리스크와 신규 아티스트 부재에 좀처럼 턴어라운드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증권가는 본격적인 반등은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진단합니다. 엔터 4사 중에는 SM이 실적 턴어라운드 관점에서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습니다.
1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하이브의 올해 2·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405억원으로 예상치(6382억원)를 웃돌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09억원으로 시장 기대치(683억원)를 하회했고, 순이익은 1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분기 SM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0.6% 감소한 24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5.9% 소폭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70% 넘게 빠진 84억원에 불과했습니다.
YG의 2·4분기 매출액은 900억원, 영업손실 10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3.1%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JYP엔터의 경우 따로 잠정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시장 평균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실적 부진에 주가 회복 예상 시기는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연초 이후 하이브는 26% 이상 하락했습니다. 지난주 하이브 주가는 매출액 분기 최대치 발표에 18만원대로 다시 회복했지만, 이내 6%까지 다시 하락하며 다시 17만원 선까지 내려앉았습니다.
다른 엔터사 주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SM과 YG도 지난 5일 폭락장에서 6만원대와 3만원대까지 밀려난 후 바닥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JYP엔터는 올해 들어 46.5% 하락, 5만4600원에 거래 중입니다.
주가 하락에 소속 아티스트와 오너리스크가 단기적으로 영향을 더 많이 주고 있습니다.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내홍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하이브는 최근 간판 아티스트인 BTS 슈가의 음주운전을 겪었습니다. 지난 8일 하이브는 슈가가 헬멧을 착용한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가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고 전했죠. 그러나 경찰은 슈가가 '전동 스쿠터'를 탔다고 밝혀 하이브의 논란 축소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당일 주가는 크게 하락하지 않고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아프리카TV BJ과즙세연과 미국 LA에서 동행한 모습이 공개된 후 주가 하락폭은 –6%대로 급락했습니다. 주주들은 방 의장의 사생활을 오너리스크라고 판단했습니다.
신저가를 기록 중인 JYP엔터는 타 회사 대비 주가가 더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스키즈 활동 공백으로 실적 부진과 약한 저연차 라인업 때문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증권가는 특히 YG엔터 주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력 아티스트였던 ‘블랙핑크’ 이후 별다른 흥행이 없기 때문입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YG엔터 내에서 올해 활동 가능한 아이돌 지식재산(IP)은 2개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모멘텀 부재에 이달 주요 증권사들은 엔터사들의 목표 주가를 내렸습니다. 하나·대신·삼성·현대차증권은 하이브 목표가를 5~13% 내린 24만~30만원으로 조정했습니다. SM에 대해선 삼성증권을 포함한 6곳이 하향 조정했고, 가장 낮은 목표가는 9만6000원이었습니다. YG엔터 역시 4곳이 목표주가를 11~19% 하향 조정, 평균 목표가는 4만7750원으로 조정했습니다.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JYP엔터는 지난달 9곳이 목표주가를 내렸습니다. 가장 낮은 목표가(6만7000원)를 제시한 다올투자증권은 16%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 중 SM은 에스파와 라이즈를 주력 그룹으로 앞세우면서 타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어, 반등 기회를 잡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까지 엔터 업황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한다"면서도 "엔터 4사 중에서는 에스엠이 성장 및 실적 턴어라운드 관점에서 가장 좋은 포지션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에 대한 앨범 판매 및 콘서트 매출이 주로 하반기에 반영되기 때문에 하반기가 상반기보다는 실적 모멘텀이 풍부합니다. 엔터주의 본격적인 반등 흐름은 4분기부터 시작할 전망입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는 하이브 산하 소속 엔하이픈의 컴백(선주문 220만장)과 뉴진스의 앨범 성과가 기대되며, SM은 4분기 여자 신인그룹 데뷔, JYP엔터는 스트레이키즈 및 엔믹스 컴백과 트와이스 앨범(일본 정규 5집) 발매 등 재료가 넘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터업종의 주가가 크게 빠지면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지금의 강세가 계속될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4분기부터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주가는 올해 말이나 내년에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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