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19~22일(이하 현지시간)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세력 총결집에 나선다.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나흘간 진행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해리스와 그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정식 인준 절차를 밟고,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당의 화합과 대선 승리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아울러 민주당 전·현직 대통령과 영부인, 주요 당내 인사와 연예계 스타들이 총출동해 해리스 지원 사격에 나선다.
이번 전당대회는 이미 이달 초 대의원 표결을 통해 대선 후보로 선출된 해리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자리다. 해리스로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정책 비전을 알리고, 당내 지지층 결집을 노릴 기회다. '국민을 위해, 우리의 미래를 위해'라는 전당대회 구호는 해리스 부통령이 주 검찰총장 선거 당시부터 밀었던 구호 '카멀라 해리스, 국민을 위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NBC는 전했다. 전당대회에는 민주당 대의원 5000~7000명이 참석할 예정이고, 전당대회 기간 시카고에는 방문객 약 5만명이 도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당대회 첫날인 19일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조 연설자로 나서 포문을 연다. 사실상 바이든의 정계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평가되는 이번 연설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기간 팬데믹 위기 속 정부의 역할과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유치 등 자신의 경제정책에 대한 치적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바이든은 이 모든 성과가 해리스와 함께 이룬 '공동 성과'임을 강조할 것이라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셋째 날엔 부통령 후보 월즈가 러닝메이트 수락 연설에 나선다. 이에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명예 하원의장,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 당내 중량급 인사들이 연설에 나서 분위기를 고조시킬 계획이다. 끝으로 넷째 날 해리스가 대선 후보 수락 연설로 전당대회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 밖에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 당내 중역과 공화당 내 트럼프 반대파인 애덤 킨징어,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 등도 전당대회 기간 중 연사로 나선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전당대회에는 할리우드 스타와 유명 가수 등 연예계 주요 인사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낸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연예계 인사들은 축하공연을 하거나 행사 사회를 볼 예정이다. 둘째 날에는 인기 싱어송라이터 존 레전드가 2000년, 2020년 민주당 전당대회에 이어 축하공연을 하고 셋째 날에는 배우 줄리아 루이-드레이퍼스가 민주당 여성 주지사 8명이 참여하는 대담에서 사회를 맡는다. 아울러 해리스 유세에 자신의 곡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한 팝스타 비욘세,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해리스를 지지한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이번 전당대회에 최초로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일부 '인플루언서'들에게도 취재 자격을 부여했다고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보도했다. 인플루언서들은 주로 밈(meme·인터넷 유행) 관련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올리면서 기성 언론보다 청중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민주당은 이들을 통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당대회장 바깥에서는 대규모 시위도 예정돼 있다. 전당대회 기간 중 시카고에는 가자지구 전쟁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친팔레스타인 단체의 시위를 비롯해 각종 집회가 예고됐다. 1968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베트남전 반전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졌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삼엄한 경비도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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