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日자민당 총재 선거, 혼전 속 '인기 후보' 주목…이시바? 고이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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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도쿄(일본) 통신원
입력 2024-08-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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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론조사 1,2위 다투는 이시바, 고이즈미 출사표

  • 후보자 난립 속 당원표 확보 관건...인기 후보에 유리

  • '첫 여성 총리론' 기대 속 가미카와 외무상 주목

  • 9월 12일 공고, 27일 투·개표

사진지지AFP연합뉴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유력 후보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고노 다로 디지털상,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 [사진=지지·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자민당 총재 후임자를 결정하는 선거가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사실상 차기 총리를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의원만 11명에 달한다.

여론 지지가 높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이달 24일 출마를 선언했고, 31일에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출사표를 낼 예정이다. 둘은 현재 여론조사 1~2위를 다투는 잠룡들로 일본 언론들도 연일 이들 동정을 보도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 최대 파벌 수장으로 군림해 온 아베 신조 전 총리 부재하에 치르는 첫 선거이자, 이후 터진 비자금 스캔들로 각 파벌들이 해체 수순을 밟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이에 요미우리신문은 "후보자 난립은 정치자금 문제에 따른 파벌 해체로 소속 의원들을 구속해 왔던 파벌 힘이 약해진 것이 배경"이라고 짚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표 367표와 같은 수의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표를 더해 총 734표를 두고 겨루게 된다. 출마하고 싶은 이들이 많다 보니 입후보 경쟁도 치열하다. 총재 선거 후보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민당 의원 20명의 추천이 필요한데, 각 후보들에겐 우선 추천 의원 모으는 작업부터가 난관이다.

어렵사리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난 다음은 당원표 확보가 중요해진다. 입후보자가 많아 의원표 분산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위 1·2위를 차지한 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결선투표에 남으려면 당원표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전까지는 강력한 파벌의 수장이 입후보하면 해당 파벌 소속 의원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려 지원하는 방식이었기에 여론 지지가 반영되기 힘든 구도였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역대 총재 선거에 비해 당원 지지를 얼마나 받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약 109만명에 달하는 당원 지지는 곧 여론 인지도를 의미하기에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 등 '인기 후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달 21~22일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차기 자민당 총재'에 적합한 의원을 물은 결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23%)이 1위, 이시바 전 간사장이 2위를 차지했다. 7월 여론조사에서는 1위 이시바 전 간사장, 2위 고이즈미 전 환경상 순이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4일 지역구인 돗토리현에서 출마를 발표하며 "마지막 싸움으로 여기고 온몸과 마음을 다해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강점을 묻는 기자단 질문에는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고 답했다.

그는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총 네 차례 총재 선거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4전 5기의 도전이지만 차기 자민당 총재 선호도 조사에서 줄곧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명도가 높다. 다만 정치력, 즉 의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은 약해 당내 기반이 늘상 약점으로 꼽혀왔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1986년 중의원 선거에서 당시 최연소 기록(만 29세)을 세우며 당선된 이후 연속 12선을 기록 중이다. 방위청 장관, 방위상,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을 지냈고 자민당에서 정무조사회장, 간사장을 역임하는 등 경험이 풍부하다.

반면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원들 가운데 가장 적은 나이로, 당내에서는 '쇄신감'을 어필하기에 걸맞은 후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아들이라는 후광과 준수한 외모로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각료 경험은 2년간 환경상을 역임한 것이 전부이며, 이마저도 2019년 재임 당시 "기후변화와 같은 커다란 문제는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이른바 '펀쿨섹' 발언으로 뭇매를 맞아 지도자로서 역량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당내 입지 면에서는 비주류파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지역구가 같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자민당 내 주요 파벌들이 얽힌 비자금 스캔들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스가 전 총리 및 주변의 무소속 의원들의 지원을 중점적으로 받을 전망이다.

이 밖에도 '첫 여성 총리론'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자민당 관계자는 지지통신에 "여성 후보가 나오면 활력 넘치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성 후보군 중에서는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을 향한 관심이 높다. 도쿄대 졸업 후 일본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 유학했으며 미국 국회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기시다 총리에게 출마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9월 12일 공고, 27일 투·개표 일정으로 진행된다. 한편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도 같은 달 대표 선거를 하는데, 9월 7일 공고 후 23일 투·개표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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