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와인을 만들어야할 것 같고 이와 더불어 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와인 채널임을 공고히 해서 다른 유통사에서 따라올 수 없는 구조를 구축하려고 계속해서 노력 중입니다."
송승배 세븐일레븐 주류팀 와인·위스키 MD(33)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동구에 있는 코리아세븐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와인 판매 전략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이후 와인 유통시장의 주도권은 백화점과 마트에서 편의점으로 옮겨졌다. 편의점 주요 4사 중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은 와인 판매를 주도하는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 업계 최초로 샴페인 기획전을 선보이며 와인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은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와인 트렌드를 이끌며 국내 대중적인 와인 판매 채널로서 선구자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송 MD는 2020년부터 세븐일레븐 와인 담당 MD로 일했다. 그는 사내 공모를 통해 직접 이 업무에 지원했다고 전했다. 송 MD에 따르면 와인에 대한 무한한 관심을 바탕으로 당시 한 편의점에 두 세병 정도 있던 와인을 전용 매대에 선보일 수 있게 변모시키는 등 전 점포에 200여 종의 와인을 취급할 수 있게 했다.
송승배 MD는 "편의점은 소품종으로 판매하는 데다 가성비 상품이 많아 전체 와인 판매 금액으로 따지면 다른 유통사에 비해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자체브랜드(PB) 와인으로 코스트코 와인 판매량과 견줄만한 60만병 누적 판매량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매달 와인 기획전을 내는데 오픈하자마자 몇 분 내 구독 상품이 마감되는 등 기록을 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은 2021년부터 화가 앙리 마티스의 드로잉을 와인 라벨 디자인에 적용한 '앙리 마티스 와인'을 선보여 왔다. 혁신적인 라벨링으로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져 출시 이후로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량이 60만병을 넘어섰다.
송 MD는 또 품질 좋은 와인을 1만원대 초저가로 내놓는가 하면, 국내 오프라인 매장 최초로 100만원대 프랑스 그랑크뤼 1등급 와인을 판매하게 된 것도 자사만이 가진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와인을 가격대 별로도 볼 수도 있고 기획 별로도 볼 수 있다. 매달 행사와 기획전에 가격과 기획 모든 것을 같이 녹여서 그렇게 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부터 국내 오프라인 매장 최초로 100만원대 프랑스 그랑크뤼 1등급 와인을 선보이며 MD 와인 기획전인 '그랑크뤼 가을축제'를 진행한다. 이번 기획전에서 그랑크뤼의 시초이자 보르도에서 가장 유명한 등급인 메독 그랑크뤼 1등급 와인인 '샤또 마고 2021'과 '샤또 오브리옹 2021'을 판매하게 됐다.
와인 대표 커뮤니티 중 하나인 '와쌉'에는 매달 세븐일레븐의 와인 행사 정보 및 기획전의 리스트가 공유되고 있고 편의점 자체는 와인 소비자들로부터 '711'라는 애칭으로도 불리고 있다. 이곳에서 10월 들어 와인 구독 관련한 게시글만 15개 이상이 쌓였다.
세븐일레븐은 아트 작가와의 협업, 기획전과 구독 상품 등을 통해 와인 판매 채널로서 차별화를 꾀하고 와인의 대중화와 애호가들 사이에서의 대중화 양 트랙을 이끄는 한편, 오프라인 등에서도 주류 놀이 문화를 창조할 방침이다.
송 MD는 "최근에는 동대문던던점을 개점해 '리커뮤지엄'이라고 주류를 전시해 오프라인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들도 만들어나가고 있다. 와인의 라벨링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마케팅적 요소가 강한 기획전 트렌드에 올라타는 등 소비자들이 주류 놀이 문화를 즐기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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