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연휴를 맞아 중국 가전 업계가 활황을 누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앞서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으며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진 가운데, 부양책이 어느정도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이구환신 정책이 무르익으면서 올해 국경절 연휴 가전업계가 활황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6일 보도했다. 이구환신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전기차·가전 등 시장 수요 진작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정책으로, 구형 제품을 신제품으로 바꿀 때 보조금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중국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지난해부터 이구환신 정책을 점진적으로 시행해왔으나, 전통적인 소비 대목인 국경절 연휴에 시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업계 기대가 크다. 중국가전상업협회 우셴젠 상무부비서장은 “올해 국경절 연휴는 예년과 다르다. 12년 만에 국가 보조금이 있는 황금주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A씨 부부는 중국 대표 가전제품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쑤닝이거우에서 냉장고, 세탁기, TV 에어컨, 레인지후드, 온수기 등 가전제품 세트 5만6000위안(약 1064만원)어치를 이구환신 보조금과 매장 할인을 받아 4만6000위안에 구매했다. 1만위안(약 190만원)이나 할인받은 셈이다.
쑤닝이거우 일부 매장에 따르면 이구환신 보조금에 힘입어 국경절 연휴 첫 4일(10월 1~4일)동안 가전제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5%나 급증했다. 4일 하루 판매량은 10월 전체 판매량 넘어서기도 했다.
하이얼과 메이디(Midea), 거리(Gree) 등 대형 가전 브랜드들은 이구환신 보조금 외에 개별적으로도 할인에 들어가면서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이얼 스마트홈 상하이센터의 리우양 마케팅부 부장은 “국경절 연휴 3일 전 하이얼과 카사디(Casarte, 하이얼의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하이 현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면서 “이중 이구환신 보조금을 받은 소비자 비율은 70%에 달한다”고 말했다.
가전 중에서도 특히 TV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중국 현지 시장조사업체 룬토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프로모션 기간(9월16일~10월6일) TV 판매량은 24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했다. 판매액으로 보면 136억위안(약 2조5800억원)을 기록해 96.8% 늘어났다.
한편, 중국이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전날 국경절 연휴가 끝나는 오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일련의 정책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여기에는 정자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류쑤서 부주임 등 고위 관리 5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통신은 이에 대해 “발개위 공지에는 기자회견에 대한 세부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지만,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재정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중국 정부 산하 연구원 출신의 저명한 중국 경제학자도 중국 정부가 최대 10조 위안(약 1890조원)의 특별 채권을 발행해 재정 지원을 늘릴 여지가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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