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신임 서울교육감이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를 취임 1호 결재 건으로 꼽았다.
정 교육감은 17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교육감은 이날 오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교부받은 뒤 서울시교육청에 첫 출근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기초학력이 뒤처지는 학생, 다문화 가정 학생을 비롯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며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이른 시일 내에 관련 서류를 결재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11개 지역 교육지원청 학습도움센터를 학습진단치유센터로 확대하고 경계선 지능이나 학습 부진 등을 진단·치유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정 교육감은 "초·중·고교생 전수평가나 일제고사는 교육적이지 않다. 좀 더 교육적인 맥락에서 진단이 필요하다"면서 "그런 점에서 일종의 학습 진단 치유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에 대해서는 신중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실제 교육 효과를 확인한 후 도입하는 것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유·초·중등 교육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반드시 현장을 찾아서 선생님 말씀을 듣고 학생과 어울리고 학부모님들 걱정을 덜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정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 폐지 문제에 대해선 "학생인권조례로 교권이 저하됐다는 주장엔 근거가 없다"면서 "학생인권조례와 학교인권법 등에 대해 긴밀하게 상의하겠다"고 했다.
교육 예산 삭감 우려에 대해서는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통해 질 높은 학교 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방교육재정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또 '안심하는 서울교육'으로 교사들이 안정적으로 교육할 환경, 교권을 보호할 장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교육감은 이날 취임식에서 교육의 본질을 바로 세워 모두에게 희망이 되는 서울교육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단순히 학력을 높이고,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은 아닐 것"이라며 "교육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기대와 희망의 시선으로 바꾸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미래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고, 교육으로 인한 차별이나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겨보겠다"며 "학교에서 폭력, 교권 침해, 갈등이 사라질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교육감은 "혁신 교육의 성과를 잇되 그 한계를 넘어서겠다”며 "정치적 진영 논리에 치우치지 않는 공존과 화해, 통합의 교육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2026년 6월 30일까지 '해직교사 특채 혐의'에 대한 유죄 확정으로 물러난 조희연 전 교육감 잔여 임기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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