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 취재 과정에서 기자에게 한 부동산 전문가가 전한 말이다. 최근 정부의 정책 대출 정책이 엇박자를 보이면서 실수요자들인 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전문가의 말처럼 최근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들을 살펴보면 의아한 부분이 많다. 금융당국은 가계 대출 관리를 위해 금리를 올리고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 시그널을 시장에 계속 보내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정책대출이 가계부채를 부추긴다는 지적에 디딤돌대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가 곧바로 거둬들이면서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더군다나 국토부는 정책대출은 정책 취지가 존재하는 만큼 건드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책대출에 대해 "생애최초 주택마련 대출, 신생아 특례대출은 중요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출이라고 생각하고 관리는 하지만 (대출) 대상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 23일 설명자료를 내고 디딤돌 대출의 한도를 축소와 관련해 보완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했다. 개선방안을 시행할 때는 수요자 불편을 줄일 수 있게 적정한 유예 기간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정책 혼란이 서민 주거 사다리로 꼽히는 디딤돌 대출이라는 점이다. 디딤돌대출은 소득수준 부부 합산 6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서민이 5억원 이하 집을 구매할 때 저금리로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서민 주거 정책이다. 무주택 서민들에게는 내 집 마련을 위한 동아줄과 같은 정책인 셈이다.
정부의 정책이 시장에서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예측 가능성을 줘야 하고,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하루아침에 바꾸면 이젠 그 어떤 정책을 내놔도 신뢰를 얻기 힘들다.
이미 정부는 지난 6월 강화된 대출규제인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시행을 5일 앞두고 이례적으로 연기하면서 시장의 혼란을 가져온 바 있다. 자영업자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었지만 규제 연기를 틈타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며 오히려 가계 대출이 폭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의 정책은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라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래야 국민들도 현재에 충실하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책임 있는 모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