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치러지는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집권 자민당이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해 새로운 악재가 불거진 가운데, 접전지역구가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공산당 기관지 아카하타는 지난 23일 자민당 본부가 비자금 스캔들로 공천하지 않은 후보가 대표로 있는 당 지부에도 정당조성금(교부금) 2000만엔(약 1억8000만원)씩을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자민당 본부는 지난 10일 공천 대상자가 있는 지부에 2000만엔의 활동비를 이체했는데, 공천이 배제된 후보의 지부에도 활동비 명목으로 같은 금액의 돈을 지급한 것이다.
자민당 본부도 이를 인정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당 세력 확대’를 위해 지급한 것으로 공천 여부와는 관계 없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24일 히로시마 유세에서 “당 지부에 준 것이지 공천 배제 후보에게 준 것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해당 자금이 ‘선거 운동’ 자금으로 사용되는 것과 ‘당 세력 확대 활동’으로 쓰이는 것의 차이를 확실히 구분짓기 어렵다는 점에서 불만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번 하원 선거에서 자민당·공명당을 합한 의석수가 과반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잇따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난 22~24일 유권자 15만54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접전 양상을 나타낸 지역구가 전체의 약 50%를 차지하게 됐다. 지난 15~16일 조사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닛케이는 “지역구 289곳 중 130여곳이 접전”이라면서 “야권 후보가 난립해 정권 비판표가 분산되는 선거구에서도 (자민당의) 고전이 눈에 띈다”고 짚었다.
요미우리신문도 같은 기간 9만21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자민당 우세인 지역구가 감소하고 접전 지역구가 늘었다고 전했다. 역시 앞서 15~16일에 조사한 결과와 비교해신문은 자민당이 우세인 지역구는 기존 102곳에서 87곳으로 줄어들었으며, 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지역구는 118곳에서 133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입헌민주당이 열세인 지역구는 73곳에서 56곳으로 감소했고 우세 지역구는 33곳에서 35곳으로 증가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비례대표 의석수도 자민당은 줄어들고 입헌민주당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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