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지금 민생 현장이 너무 어렵다. 정치적 현안들도 쌓여 있지 않나"라며 2차 여야 대표 회담 개최를 공개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입장이 난처한 것은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대표들이 만나서 논의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용산 면담'이 있었던 지난 21일 이 대표는 공식 석상에서 한 대표에게 "또 기회가 되시면 야당 대표와도 한 번 만나시길 기대한다"고 말했고, 3시간 뒤 한 대표는 박정하 비서실장을 통해 "흔쾌히 응하기로 했다"고 화답한 바 있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등을 요구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당내 교통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여야 대표 회담 역시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등 정무 현안 대신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예금자 보호 한도 5000만원→1억원 상향 △지역위원회(지구당) 부활 등 국민의힘도 개선을 약속한 민생 현안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약속을 하셨으니 지켜야 된다"며 "한 대표께서 '여의도 사투리' 싫어하신다고 제가 들었는데 말만 해 놓고 나중에 안 하거나 말 바꾸는 것, 이것이 바로 대표적인 '여의도 사투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최대한 신속하게 만나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이 원하는 시급한 현안들을 몇 개라도 처리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표는 "양당이 민생 공통 공약 추진협의회를 발족했다"며 "신속하게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때 약속했으면 지키면 되지 총선 때 또 약속하고, 약속은 해 놓고 지금도 안 지키고, 대체 뭐 하시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권력은 왜 획득했는가"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하기도 했다.
이밖에 이 대표는 올해 약 30조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한 것을 두고 "정부가 '기승전 건전재정'을 주장하더니 결과는 변칙, 그리고 땜질 재정이 됐다"며 "초부자 감세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강력하게 추진하더니, 재정을 파탄 내놓고 국민청약저축, 국민주택채권 기금, 지방교부세, 외평기금, 이런 것 갖다 쓴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국회 예산 심의권도 무시하고 국민 세금을 마음대로 운영하고, 정작 힘든 서민과 지방에 부담을 전가하는 이런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꼼꼼하게 따져서 국민에게 피해가 전가되지 않도록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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