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며 증시 반등에 베팅한 개인투자자가 울상이다. 코스피가 2500선이 깨진 데 이어 하루 만에 2410선까지 밀리는 등 끝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수익률도 악화되고 있다.
13일 코스콤 ETFCHECK에 다르면 최근 1개월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는 3548억원어치를 사들인 'KODEX 레버리지'다. 이 ETF는 코스피 200 지수가 상승할 경우 2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개인은 코스닥150지수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2888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코스닥 레버리지 상품 역시 일시적 반등을 기대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증시 부진이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면서 수익률도 악화됐다. 'KODEX 레버리지'의 1개월 수익률은 -14.79%,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의 수익률은 -17.18%다.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미국 ETF를 매수하면서도 레버리지 ETF를 통해 증시 반등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시는 외국인 수급 공백에 미 대선 이후 뉴욕 증시가 연일 오르는 상황에도 상승 흐름을 타지 못했다. 외국인은 1개월간 5조3143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전날에도 1.94% 하락했다. 지난 8월 하루 만에 지수가 8% 넘게 급락한 '블랙 먼데이' 이후 3개월 만에 2450선도 깨졌다. 증권가에서는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인식에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튿날 지수 낙폭은 2.64%로 더 커졌다.
코스피가 저점이라는 전문가 의견은 변함이 없지만 삼성전자 착시로 인해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12%를 넘게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1개월간 14.67% 하락했다.
변동성도 아직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시장의 공포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11일 24.86을 기록했다. 변동성지수는 통상 28~35 수준에서 저점이 형성돼 매도 정점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랙 먼데이' 당시 이 지수는 45.86까지 치솟았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는 2650선으로 지수가 많이 빠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는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 이외 종목의 하락 여력이 커지는 국면이 나올 수도 있고, 이런 징후가 나온 이후에야 지수의 바닥을 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패닉 셀링 징후가 안 나타난 까닭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덜 빠졌기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달러 인덱스 방향 전환 여부가 중요하지만 삼성전자의 자체적 반등 동력이 만들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