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PT가 출시되고 2년, 산업과 공공분야 전반에 패러다임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30년에는 글로벌 기업의 70%가 AI(인공지능)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산업·공공 분야에서는 발 빠르게 챗GPT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AI스타트업 애펜(Appen)이 해리스 폴(Harris Poll)과 함께 미국의 정보기술 의사결정자(ITDM) 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AI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도입한 기업은 지난해 39%에서 올해 56%로 17%포인트(p)가 증가했다.
특히 생성형 AI의 선두주자인 챗GPT 도입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올해 기준 글로벌 생성형 AI시장에서 챗GPT의 점유율은 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글로벌 기업들의 챗GPT 도입...상담·R&D·법률·의료 전 영역서 확장
가장 발 빠르게 챗GPT를 도입한 분야는 기업의 상담센터다. 스타벅스는 챗GPT를 기반으로 주문 및 고객 문의를 처리하는 AI챗봇 개발에 성공했다. 아마존은 고객 문의와 반품 요청을 처리하는 챗봇에 챗GPT를 적용하면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마케팅 및 콘텐츠 생성에 챗GPT를 활용하는 기업도 나타났다. 코카콜라는 챗GPT를 활용해 광고문구, 소셜 미디어 콘텐츠, 캠페인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있으며, 나이키는 제품설명과 고객 후기 분석 업무에 챗GPT를 도입했다.
챗GPT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드작성 지원 도구로 챗GPT 기반의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을 내놨다. 이 프로그램은 프로그래머들의 반복적인 작업을 줄이는 데 획기적인 것으로 전해지는데, 10시간 업무를 2시간으로 단축시켰다는 게 IT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PwC, 유니레버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인재채용과 사원 교육에 챗GPT를 활용하고 있다.
챗GPT는 법률 및 금융분야에서도 빛을 발한다. 영국의 로펌 링크레이터스(Linklaters)는 법률 문서 검토와 법적 질의 응답 자동화는 물론 계약서 초안 작성 업무에 이를 도입했으며, JP모건과 비자(VISA) 역시 시장데이터 분석을 챗GPT로 자동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메이요 클리닉, 존스 홉킨스 병원, GE헬스케어 등의 기업이 환자상담 및 교육과 의료데이터 분석에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 공공분야도 챗GPT 역할 톡톡...전쟁 무기로도 진화 중
챗GPT는 공공기관의 업무에도 적용되는 중이다. 영국 정부는 세금신고, 비자신청, 복지 서비스 관련 질문 처리를 챗GPT로 하고 있으며, 서울시도 시민청원과 공공서비스 정보를 제공하는 AI상담원 구축에 챗GPT를 도입했다.
미국과 핀란드 교육청은 챗GPT를 교육분야에 도입했고, 싱가포르와 스페인은 행정업무 자동화 기반 프로그램으로 챗GPT를 채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등 글로벌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챗GPT는 전쟁 도구로도 사용된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오픈 소스 정보(OSINT)에 AI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기반 기술이 챗GPT로 추측되는 상황이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최근 군사 훈련 시뮬레이션과 다국적 군사 통신에 AI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오픈AI는 지난 1월 챗GPT 사용금지 조항에서 ‘군사 및 전쟁에 사용금지’ 조항을 삭제한 바 있는데, 이로 인해 정보분석, 심리전, 자율무기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챗GPT 도입이 전망된다. 실제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메타의 생성형 AI 모델을 군사용 AI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원 교수는 “최대 60%에 달했던 할루시네이션(AI가 생성한 허위정보) 등의 문제를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는 등 AI 기술이 매우 유용해졌다”며 “이는 기업과 공공분야에 전면적으로 도입될 수 있으며, 자본도 따라서 이동한 것을 의미한다. 내년이 AI 도입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