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 참석한다. 이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후 첫 외국 방문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 국가 수장들의 ‘사전 정상 외교’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5년 전 끔찍한 화재 이후 완전히 복원된 웅장하고 역사적인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7일 프랑스 파리로 출국한다는 것을 발표하게 돼 영광”이라고 적었다. 착공 시점을 기준으로 861년 역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 15일 보수공사 도중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높이 96m의 첨탑이 무너지고 목조 지붕이 대부분 소실됐다. 이후 5년여의 복구 작업 끝에 7일 공식 재개관한다.
미 CNN 방송은 “트럼프 팀이 마크롱 대통령실과 이번 방문과 관련해 며칠 동안 논의해 왔다고 이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며 “한 소식통은 트럼프가 프랑스 정부의 공식 초청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행사에는 약 50명의 국가원수와 정부수반이 참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랑 누네즈 파리 경찰청장이 AP통신에 전했다.
외국 정상들과 주요 인사들이 행사에 총출동하는 만큼 트럼프와의 사전 정상외교가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마크롱과의 회동이 이뤄지면 관세와 함께 트럼프가 조기 종전을 공언해 온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얘기도 오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럼프가 취임 후 모든 외국산 제품에 10~20%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외국 정상들이 트럼프를 상대로 앞다퉈 ‘눈도장 찍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가 지난달 25일 캐나다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지 나흘 만에 트럼프의 미국 자택으로 찾아가 만찬을 하기도 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이번 방문은 대선 이후 첫 해외 순방으로, 세계 지도자들이 바이든 행정부를 지나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내달 취임을 앞두고 경제와 외교 등 다방면에서 전방위적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나는 한때 위대하고 강력했던 US스틸이 외국 기업, 이번 경우 일본제철에 인수되는 것에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미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꼽히는 US스틸을 149억 달러(약 20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트럼프는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향해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라고 공개 압박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는 자신의 취임일을 인질 석방의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지옥의 대가를 맛보게 될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약 250명을 인질로 납치했다. 현재 100명 정도가 계속 억류돼 있고, 이 중 3분 1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NYT는 “인질을 납치한 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자신의 권한을 사용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은 그가 재임 시 중동 정책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다룰지 보여주는 첫 신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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