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6시부터 국회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된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관련 대국민 담화를 생중계한 공영방송 NHK는 탄핵 표결이 시작되자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이를 생중계했다. NHK는 동시통역으로 국민의 힘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퇴장하는 상황 등을 44분간에 걸쳐 생중계했다.
이후 오후 9시26분경 탄핵안 표결이 무산되자 “윤 대통령 탄핵안이 투표자 수 부족으로 성립하지 않아 대통령이 직무를 계속하게 됐다”고 속보로 전했다.
일본 신문들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머리기사로 다루며 국회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국민의 힘이 당론으로 (탄핵) 반대 방침을 정하고 대부분의 의원들이 의장을 퇴장해 탄핵소추안은 부결됐다”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은 일단 퇴진을 면한 모양새지만 앞으로도 험난한 정권 운영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국민의 힘이 이같은 선택을 한 배경에 대해서는 “비상계엄으로 여론의 비판이 높아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탄핵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면 여당에 불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사히는 앞서 이날 “탄핵 결과에 관계없이 구심력을 잃을 것이 확실하다”면서 “개선 기조에 있던 한·일관계는 향후를 전망하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역사 인식 문제 해결이나 방위당국 간 연계와 같은 한일 간 오랜 과제에 착수할 수 있는 타이밍이었지만 윤 대통령이 정치력을 잃으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속보를 통해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민의 힘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투표가 성립되지 못한 사실도 속보로 전했다. 닛케이는 “여당 의원 대부분이 결의 전 본회의장에서 퇴장해 표결 성립의 최소 기준인 200표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계속 집권하게 되고 정국 혼란은 장기화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표결에 앞서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다음 주에 재상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면서 “탄핵안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면서 국정의 정체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도 실시간으로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제출된 것은 2004년, 2016년 이후 세 번째”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계속 강화할 것으로 보여 한국 정치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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