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초 조기 퇴진하고 상반기 차기 대선을 치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질서 있는 조기 퇴진'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늦어도 국회 본회의 2차 탄핵안 표결이 예상되는 14일 이전에 확정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정국 안정화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 이후 정국 수습 방안, 윤 대통령 조기 퇴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TF는 '2월 퇴진 후 4월 대선' 또는 '3월 퇴진 후 5월 대선' 등 2개 안을 마련했고 이를 한동훈 대표와 당 비공개 의원총회에 보고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 재판 등 과정을 거치면 6월에나 실제 하야하고 8월 대선을 하기 때문에 이들 시나리오가 오히려 탄핵보다 효과적이고 한 대표가 약속한 '질서 있는 조기 퇴진'에도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 등이 내년 상반기에 예정돼 있는 만큼 대선을 늦출수록 국민의힘에 유리한 정치적 상황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친윤(윤석열)계에서 주장하는 '임기 단축 개헌'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TF위원장은 "임기 단축 개헌은 논의해도 다음 대선부터 적용되는 것이지 이번 대선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러한 국민의힘 측 제안은 윤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상 권한을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또 윤 대통령이 실제 행동으로 이행한다는 보장도 없어 민주당이 수용할지 미지수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즉각 하야하거나 늦어도 연내 퇴진 혹은 탄핵으로 당장 직무를 정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대 범죄자를 그때(상반기)까지 (대통령) 지위에 놔두겠다는 것을 국민이 과연 동의할지 모르겠다"며 "국민이 납득할지 판단해 봐야 한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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