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결과에 대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등장은 불행의 시작"이라며 "기어이 한 대표는 끝까지 어제 속전속결 탄핵을 고집했다"고 화살을 돌렸다.
나 의원은 15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 표결 전에도 우리는 한 대표를 설득했다. 우리 스스로 (탄핵안 참고자료로 오른) 언론 기사 63건만으로 탄핵하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차분히 절차를 진행하자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대통령과의 신뢰가 그리 두텁다고 하니 민심 전달을 잘 해주기를 바랐다"며 "난 총선 1년 전 말도 안 되는 음해를 받고 저출산위 부위원장직에서 쫓겨나고, 우리 지역에서 다시 정치 재기를 위해 하방해 중앙 정치와 담을 쌓고 있을 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위원장이 당에 오자마자 대통령과의 싸움이 시작됐다"면서 "그 자세한 내막까지는 언급 안 하겠다. 한 위원장이 비례 공천과 국민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공천 일부를 먹었으니 한 위원장이 승리했으나, 결국 우리 당은 총선 참패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총선 후 (7월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등장한 한 대표는 총구가 항상 대통령에게 가 있었다"며 "야당이 무자비한 탄핵으로 방송통신위원장 하나 제대로 임명 못해도, 감사원장과 중앙지검장을 탄핵해도 우리 당대표의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예산을 몽땅 깎아도 마찬가지였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잠시 오른 것은 '당원게시판' 사건으로 당대표가 2주간 대통령 욕을 안 한 그때였다"며 "우리는 모두 당인이라서 최대한 내부 비판을 자제해 왔다. 어떻게든 수습하려 했지만,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밀면 밀리는 정당, 당 정체성, 이념, 가치를 진정 지키는 노력이 부족한 정당이 무엇을 가지고 국민에게 소구하겠느냐"며 "이런 허약한 정당이 된 것은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우리 정당과 아무런 인연이 없었던 인물을 그저 이용해 보려는 욕심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홍준표 대구시장의 '용병 불가론'에 적극 공감한다"며 "이미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다. 당헌 96조 제3항에 따라 전국위원회 의장은 비대위 설치를 위한 후속 조치를 지체 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