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가 해외에서 몸집을 키우는 가운데 한국 라면이 수출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올 들어 라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라면 수출 규제가 완화돼 내년에도 역대급 수출 기대감이 커진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30.0% 증가한 11억3840만 달러(약 1조6613억원)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최대 수출 품목은 연초류(담배)였으나 올해 라면 수출이 급증해 제1의 수출 품목이 됐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히던 라면이 세계인의 소울 푸드가 된 셈이다.
특히 K라면 열풍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라면 소비 2위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최근 한국산 라면에 대한 수출 문턱을 낮춰서다. 그간 국내 라면 기업들은 인도네시아에 라면을 수출할 때 에틸렌옥사이드(EO) 시험·검사성적서를 제출해야 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즉석면류 수출액은 지난해 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1.4%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라면 기업들이 EO 시험·검사성적서 제출이란 족쇄에서 풀려나 K라면 글로벌 입지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 발맞춰 라면 수출을 주도하는 농심과 삼양식품도 분주하다. 농심은 서울 관광 1번지라고 불리는 명동을 비롯해 김해공항 등에 농심 라면을 즐길 수 있는 체험 매장을 열었다. 외국인 발길이 잦은 곳에 입점해 해외 소비자 접점을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불닭 신드롬'을 일으킨 삼양식품은 2014억원을 들여 중국 자싱시에 첫 해외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공장 완공 예정일은 오는 2027년 1월 31일이다. 또 수출 물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경남 밀양에 2공장을 짓고 있다. 밀양2공장을 가동하면 연간 라면 생산량은 약 18억 개에서 25억 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오징어게임 시즌1에서 라면이 등장해 해외 소비자 관심을 끌었던 것처럼 이번 오징어게임 시즌2를 계기로 국내 식품 업계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라며 "K콘텐츠와 한류 영향으로 내년에도 수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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