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딸이 준 돈으로 장례를..." 태국인 희생자 아버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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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24-12-3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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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참사로 사망한 태국인 여성의 부친이 "딸의 얼굴을 한 번만 보고 싶다"고 전했다.

30일 태국 현지 매체 마띠촌에 따르면 태국 북동부 우돈타니주 출신인 45세 여성 A씨의 아버지는 취재진에게 "나의 세 자녀 모두 외국에서 일한다. A는 그중 막내"라면서 "내 딸이 한국에서 발생한 비행기 사고의 탑승객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소식을 듣고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울었다"고 했다.

약 7년 전 한국에 일하러 온 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나주에 살고 있다는 A씨는 이달 초 남편, 자녀와 태국을 찾았다. 남편과 두 자녀는 지난 14일 먼저 한국으로 왔고 A씨는 29일 뒤늦게 한국으로 향했다.

A씨의 아버지는 태국 시간으로 사고 전날 오후 11시 50분께 A씨에게 "안전한 여행되라"고 보냈고, "네"라는 답장을 받았다.

그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곧장 딸에게 "비행기가 폭발했다는데"라는 메시지를 보냈으나 답장이 오지 않자 전화를 걸었다. 화면에는 '음성통화가 수신되지 않았다'는 야속한 메시지만 떴다.

A씨 아버지는 기자들에게 "나는 내 딸이 한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의 탑승객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 받았고, 이 일을 뉴스에서만 봤지 내 딸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늦게 사고 소식을 들었는데, 아이들이 전화해서 딸이라고 했다. 그 소식을 듣고 이제는 눈물도 안 난다"고 덧붙였다.

A씨 아버지는 "딸이 출발 전 미래에 내 장례식에 사용하라며 1만 바트(약 43만원)를 주고 갔다"며 "이 돈으로 우리 딸의 장례식을 치르게 됐다. 딸 얼굴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께 제주항공 7C2216편은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해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승객 175명 전원과 조종사·객실 승무원 각 2명 등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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