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5조5000억원의 온누리상품권 발행 계획을 밝힌 가운데 오는 15일부터 모바일 구매 기능이 일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통합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이관 문제를 두고 웹케시와 조폐공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사업 이관을 받기로 한 조폐공사의 준비 미흡으로 당초 운영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태로 가면 3월 정상적인 서비스 개시도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3일 서울 영등포구 웹케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월 15일부터 설 명절 빈번하게 이용하는 '선물하기와 기업구매'가 중단된다는 일정을 조폐공사로부터 공유받았다"면서 "이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8월부터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 운영' 사업을 맡아 진행 중이다. 기존에 온누리상품권은 KT가 카드형, 웹케시 자회사 비즈플레이가 모바일형을 운영 중인데, 이를 통합 운영할 대행사 입찰에서 조폐공사가 선정됐다. 오는 2026년 말까지 2년간 총 557억7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통합온누리상품권 시스템은 올해 1월 1일에 오픈할 예정이었으나, 사업 이관 등 준비 미흡으로 3월 1일로 오픈 시점이 미뤄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5일부터 선물하기와 기업구매 기능이 중단되고, 다음달 15일부터는 프리징 기간으로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도 중단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모바일 부문 사업 이관을 수행 중인 웹케시 측은 조폐공사의 통합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이 3월에 정상 오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석 회장은 "신규사업자(조폐공사)는 기존사업자(웹케시)에 수백 개의 데이터 이관 요청인 '이관 스펙'을 확정해야 하는데, 현재 이관 스펙이 확정되지 않았고 분석 중"이라면서 "이관의 필수 요소인 이관 스펙은 요청하지 않았을뿐더러, 자사의 핵심 기술 자산인 '플랫폼 설계도(ERD)'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관 스펙 확정을 위해선 통상 6~8주 정도 소요되고, 정상 오픈을 위해선 3~4개월이 소요되는 개발계 및 검증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이 작업들이 현재 진행 중이거나 실시되지 않았고,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3월 1일 정상 오픈은 불가할 것이란 주장이다.
조폐공사가 구축한 운영 플랫폼에 대한 미흡한 부분도 지적했다. 조폐공사의 시스템은 현재 운영 중이 아닌, 지난해 12월 15일까지 구축 중인 시스템인데, 정상적인 운영이 되려면 적어도 3개월 전에 다양한 업무 테스트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조폐공사는 다양한 업무 테스트가 미완료된 상태에서 성급하게 시스템 구축 검수를 완료했다는 게 웹케시 측의 주장이다.
석 회장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운영이 중단되면 그 피해는 소상공인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된다"면서 "이런 상태로 간다면 운영 중단은 예견된 현실이고, 조폐공사가 하루 빨리 이러한 상황을 인정하고, 사업 재입찰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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