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가 돌아왔다" 김상식호 우승에 피어나는 '박항서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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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5-01-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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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6년 만에 미쓰비시컵 우승

  • 베트남 축구, 박항서 감독 사임 후 트루시아 감독 하에서 2년간 암흑기

  • 베트남 언론들, 제2의 황금기 기대

5일현지시간 태국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장에서 태국을 꺾고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김상식 감독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태국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장에서 태국을 꺾고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김상식 감독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베트남 축구가 돌아왔다" 지난 달 21일 '동남아의 월드컵'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구 스즈키컵) 조별 예선에서 미얀마를 5대0으로 대파한 후 이같이 강조한 김상식 감독은 마침내 우승컵을 차지하며 자신의 말을 증명했다. 아울러 베트남은 박항서 전 감독이 이끌었던 베트남 축구의 황금기가 김 감독 하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행복한 기대감에 젖어있다.

김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5일(현지시간) 태국에서 펼쳐진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에서 태국을 3-2로 꺾었다. 이에 1차전을 2-1로 승리한 베트남은 총 스코어 5-3으로 태국을 꺾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베트남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2018년 12월 박 감독이 맡았던 대표팀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베트남은 2008년, 2018년에 이어 세번째로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박 감독 하에서 AFF 대회 우승을 비롯해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준결승, 아시안게임 4강, 아시안컵 8강, 동남아시안(SEA) 게임 우승,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 등 각종 역사를 쓰며 '황금기'를 맛봤다. 베트남은 주요 대회에서 승리를 거듭했고 당 총 서기, 총리부터 국민에 이르기까지 국가 전체가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 2023년 1월 박 감독 사임 이후 지휘봉을 이어받은 필립 트루시에 감독 체제 하에서는 베트남 축구가 잇따라 고전하며 '암흑기'를 겪었다. 특히 작년 3월 열린 2026년 월드컵 2차 지역 예선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 0-3으로 패한 것이 대표적 사건이었다.

그러자 베트남축구협회는 트루시에 감독을 대체할 적임자를 찾았고, 작년 5월 김 감독과 2년 계약을 맺으며 다시 한국인 감독을 영입했다. 그리고 김 감독은 부임 7개월 만에 AFF 대회 우승을 이루어내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에 베트남 언론과 팬들은 박 감독이 이끌었던 베트남 축구의 황금기를 떠올리며, 김 감독이 제2의 황금기를 이끌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매체 베트남뉴스는 김 감독의 "베트남 축구가 돌아왔다"라는 발언과 관련해 "1년 전만 해도 많은 이들은 이러한 말이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축구 외에도 2024년은 많은 베트남인들에게 일이 잘 안된 해였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베트남 축구 성적과 비례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2년 간의 트로피 가뭄과 1년 간의 총체적인 실망 이후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다시 열기를 불러 일으켰다"고 짚었다.

또한 베트남 매체 바오머이는 태국과의 결승전 1차전에서 박 감독 체제 하에서 '대체 불가' 선수였던 꽝하이를 비롯해 예전의 주축 선수들이 선발 출전하지 못한 것을 가리키며 "김상식 감독과 박항서 감독의 가장 큰 차이는 키 플레이어 기용 방법과 후반전의 효과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인 응우옌 쑤언 선의 훌륭한 기량이 베트남 대표팀의 선전에 큰 영향을 미친 부분도 있지만, 적절한 기용 없이는 그 역시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게 힘들다며 김 감독의 지도가 큰 공헌을 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국영 매체 테타오반화(스포츠·문화)지는 "김상식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의 화려한 부활을 이끌면서 박 감독의 그늘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해당 매체는 특히 베트남이 이번대회에서 거둔 7승 1무의 성적은 역대 최고 성적이고 태국을 2번 모두 이긴 것 역시 김 감독이 처음이라며 그가 역대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중 가장 성공한 감독으로 거듭났다고 호평했다.

김 감독은 미쓰비시컵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그는 이날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베트남 대표팀에서 나의 첫번째 여정일 뿐이고, 다음 여정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며 다음 목표는 올해 동남아시안(SEA)게임 우승과 아시안컵 최종 예선 진출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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