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환헤지에 환율 급한 불 끄나…"1500원 위협 요인 여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서민지·장선아 기자
입력 2025-01-07 0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연합뉴스
[연합뉴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위험 분산)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을 누르고 있다. 다만 새해 들어서도 강달러가 이어지는 데다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어 환율 1500원대 진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장보다 1.3원 오른 1469.7원을 기록했다. 개장 후 위안화 약세 동조화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88을 기록하고 있다. 109를 넘은 지난주보다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고점 수준이다. 

달러 강세와 위안화 약세 등 동반 악재에도 원화 약세 폭이 크지 않은 건 국민연금이 2년 만에 환 헤지 가동에 나설 것이란 재료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환율이 기존 분포의 1% 바깥에 해당하는 극단값까지 오른 상황이 5거래일 이상 지속되면 해외 자산의 10%까지 환 헤지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환 헤지를 최대로 가동하면 해외 자산의 10%인 482억 달러(약 70조원)를 시중에 공급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은 외환시장 상황을 고려해 한번에 환 헤지에 나서기보다 월별로 40억 달러(약 5조8000억원)씩 최장 12개월로 나눠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도 "곧 국민연금에서 환 헤지 물량이 나오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환 헤지가 수급 부담을 완화해 단기간 원·달러 환율을 진정시킬 순 있지만 펀더멘털을 바꿀 요인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강달러 지속과 수출 둔화, 트럼프 재집권 등 환율이 1500원을 위협할 변수가 수두룩한 탓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환 헤지는 환율을 떨어뜨리는 것보다 단기 변동성을 줄이는 수단"이라며 "환율 방향성은 궁극적으로 한국의 경기 상황과 미국의 달러지수 흐름 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환 헤지 물량이 소화됐다는 소식이 나오면 다시 경계감이 풀리면서 다른 변수에 따라 환율이 움직일 것"이라며 "트럼프 취임 이후 1500원 돌파 가능성이 아직 잠재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트럼프 취임 후 쏟아지는 정책들로 무역량이 축소돼 우리 수출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며 "환 헤지 실시에도 1500원 돌파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