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AI 뻬고 다 접는다…통신 3사, 신사업 열풍은 '일장춘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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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5-0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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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사진각 사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각 사]
이동통신 3사의 '신사업 접기'가 계속되고 있다. 2010년대 후반~2020년대 초반에 집중적으로 시도하던 통신 이외 다양한 신사업들을 하나둘 종료하는 모습이다. 한때 '탈통신'을 외치며 메타버스·물류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던 통신사들은 이제 모두 인공지능(AI)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조만간 스포츠 플랫폼 '스포키'의 서비스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 서비스 종료 공지사항이 업데이트되지는 않았지만 회사 측은 관련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2022년 9월 출시된 스포키는 한때 한국프로야구(KBO) 흥행을 타고 월 400만명의 이용자 수를 기록했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이 지난해부터 3년간 KBO 리그 온라인 중계를 독점하게 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이용자 수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이외에도 최근 들어 초등학생 홈스쿨링 플랫폼인 'U+ 초등나라', 휴대폰으로 자녀·가족 등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U+ 가족지킴이', 화물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의 운영을 잇따라 종료하기로 했다. 이들은 모두 올해 1분기 중으로 서비스를 완전히 접는다.

SK텔레콤도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 서비스를 오는 3월 완전히 접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7월 출시된 이프랜드는 한때 메타버스 열풍을 타고 SKT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던 서비스였다. 국내뿐 아니라 북미·유럽·동남아 등 글로벌 49개국에 진출했고, 이프랜드와 연동되는 다양한 서비스들도 출시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00만명을 꾸준히 넘으며 이용자 숫자도 상당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잦아들며 비대면 활동이 줄어들면서 2023년부터 MAU가 급감하기 시작했고 결국 서비스 종료에 이르렀다.

SKT는 이와 함께 지난해 9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고,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 '펫토닥'도 지난해 12월 접었다.

KT는 지난 2023년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꾸준히 각종 사업을 중단하는 추세다. 가장 최근에는 오는 13일 종료되는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원내비'가 꼽힌다. 원내비는 티맵모빌리티의 '티맵'과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내비' 등 경쟁 서비스에 밀려 사용률이 낮았고 결국 사업을 접기로 했다. 또 오는 3월 31일에는 'AI 보이스 스튜디오' 서비스를 종료한다. AI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만들어 주는 서비스로 각종 사회공헌 사업에도 활용된 바 있는데, 수익성 문제로 서비스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해에도 메타버스 플랫폼 '지니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발행·관리 플랫폼 '민클', 중고폰 매입 서비스 '그린폰' 등의 서비스를 접었다. 화물운송 플랫폼 '롤랩'의 경우 팀프레시에 지분을 전량 매각해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처럼 통신 3사가 최근 종료한 서비스들은 대부분 통신 이외 사업 범위 확대를 위해 야심차게 시도했던 신사업들이다. 통신 3사의 IT 기술을 활용해 화물 운송, 메타버스, NFT, 클라우드 게임 등 다양한 IT 관련 사업으로 확장한 것이다. 그러나 큰 반향을 일으킨 서비스는 거의 없었고, 결과적으로 통신 3사의 비통신 관련 매출을 늘리는 데도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결국 사업 정리를 통해 관련 비용을 줄여 통신 3사가 최근 '미래 먹거리'로 집중하고 있는 AI 관련 사업에 집중한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올해 신년사를 보면 AI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담겼다. 유영상 SKT 대표는 "우리의 AI가 실질적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며 "단기 수익성과 장기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해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AICT(AI+정보통신기술) 컴퍼니로 변화하기 위해 역량·인력·사업 혁신에 집중한다"고 언급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도 "모든 사업·업무의 목적성을 명확히 노력 대비 고객 감동의 효과가 큰 것을 선정해 자원 투입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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