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는 中…5년 만에 0% →5%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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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5-01-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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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제재에도...내수시장·정부보조금 업고 점유율 올려

  • 창신메모리가 주도...올해 점유율 10%로 급증할 수도

  • 레거시 위주...'"첨단' 주력하는 삼성·SK하이닉스 등 우려 안 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제재로 오히려 '반도체 자립'에 속도가 붙은 중국이 D램 시장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레거시 위주이긴 하지만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존 강자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아시아판은 미국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0%였던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단 5년 만에 5%로 증가했면서 올해는 점유율이 두배 증가해 글로벌 선두주자인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에게 도전이 될 수 있다고 15일 전했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건 창신메모리(CXMT)다.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CXMT는 D램 생산을 위해 지난 2년동안 베이징과 허페이 공장에 대해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해왔다. D램은 스마트폰, PC, 데이터 센터 등 거의 모든 전자 기기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CXMT는 현재 중·저가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레거시 D램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또한 CXMT는 최근 첨단 D램인 ‘DDR5’ 양산에도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핵심 인공지능(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 용량만 놓고 보면 CXMT는 작년 글로벌 D램 생산량의 약 10%에 달하는 D램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생산 품질이 낮아 실제 시장 점유율은 훨씬 낮지만 향후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XMT 외에 2018년 미국의 ‘블랙리스트’(거래제한명단)에 오른 푸젠진화(JHUCC)도 가전용 레거시 D램을 생산하고 있고, 역시 D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성웨이쉬(昇维旭 SwaySure)는 HBM 적층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화웨이가 지원하는 기업으로 성웨이쉬는 작년 12월에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추가됐다. 이처럼 미국이 이들 기업을 제재하고, 2022년부터는 중국의 첨단 D램 제조 장비 구매를 제한해 왔지만 중국 D램 업체들은 계속해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거대한 내수시장 덕분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8.5%에 달한다. 중국 TV 제조업체와 컴퓨터 제조업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각각 40%, 30%를 웃돈다(트렌드포스). D램이 사용되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라는 얘기다.

낮은 가격과 정부 보조금도 한몫한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닛케이에 “CXMT가 글로벌 선도 기업보다 20~30%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 같은 할인 판매는 업계 선두업체에게 압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자국산 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한 경우 최대한 자국산 제품을 사용한다. 정부 보조금으로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분석가와 업계 관계자 등을 인용해 "중국 기업과 기관은 국산 칩을 더 많이 구매할 경우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외국 공급업체에 비해 또 다른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올해 10%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엘리 왕 기술 분석가는 생산량, 생산 품질 및 실제 시장 영향을 고려할 때 전체 중국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작년 5%에서 올해 10%로 급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기업들은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중국이 생산 가능한 D램은 대부분 레거시 제품이기 때문에 첨단 제품을 확대하고 있는 이들 기업들의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브리핑에서 중국 업체들의 부상을 인정하면서도 “주로 중국 시장 내 레거시 제품”이라면서 마이크론은 향후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되는 것과 같은 첨단 D램에 생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작년 마이크론 매출의 약 10%가 중국 업체와 경쟁하는 부문에서 발생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닛케이는 또한 업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삼성과 SK하이닉스 역시 중국 업체들의 레거시 D램 생산 역량은 인정하지만, 두 기업의 주력 제품은 첨단 D램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면서 삼성은 HBM을 포함한 대용량 제품, SK하이닉스는 HBM과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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