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첫 통화정책] 2연속 인하 뒤 동결...고심 끝 환율 '1500원' 방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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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5-01-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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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만 보면 인하…고환율에 한번 쉬어가기로"

  • 지난해 10·11월 2연속 인하 후 3.0% 동결 택해

  • 1월 환율 보며 숨 고르기…2월엔 금리 인하할 듯

  • 금통위원 6명 전원 '3개월 내 인하' 의견 제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고심 끝에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다. 경기 부진 우려가 확산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위협할 정도로 치솟은 게 더 큰 부담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암울한 경기 상황을 감안해 지난해 10·11월에 이어 3연속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많았지만 결국 환율 등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주안점으로 삼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금리는 경기뿐 아니라 여러 변수에 영향을 주는데 이번에는 환율 등 대외 불균형과 불확실성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현재 환율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과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계엄 사태 등 정치적 이유로 환율이 30원 정도 펀더멘털 대비 더 올랐다"고 부연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에 안착한 가운데 향후 변동성도 큰 상황이다. 여기서 금리를 더 내리면 한·미 금리 차 확대로 원화 약세가 심화돼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500원을 뚫을 공산이 크다. 

고환율 지속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금리 동결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3개월 새 수입물가가 5.6%나 뛰면서 후행 지표인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대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총재는 "물가 걱정이 크다"며 "환율이 1470원대로 유지된다면 올해 물가 상승률이 예측했던 1.9%보다 0.15%포인트 올라 2.05%가 될 것"이라며 "국제유가도 같이 오르면 임팩트가 더 클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다음 달에는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통위원 6명 전원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놔야 한다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를 제시했다. 환율만 안정되면 언제라도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신호다. 

다음 달로 예정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도 함께 내리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은 11월 전망치인 1.9%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계엄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2%를 밑돌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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