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취임 사흘 앞둔 트럼프와 전화통화 "좋은 출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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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5-01-17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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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習, 트럼프 요청으로 17일밤 전화통화

  • "새 출발점에서 더 큰 진전 이뤄내자"

  • "대만 문제 신중하게 처리하길 바래"

  • 트럼프 "조속히 만나길 기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신화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17일 저녁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저녁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를 하고 미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모두 상호작용을 매우 중시하며, 중미 관계가 미국 대통령의 새 임기와 함께 좋은 출발을 하기를 바란다"며 "새로운 출발점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추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미라는 두 위대한 국가는 모두 각자의 꿈을 추구하고 있으며,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광범위한 공동 이익과 넓은 협력 공간을 가지고 있어 파트너와 친구가 될 수 있으며, 서로 성취하고 공동 번영하여 양국은 물론 전 세계에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또 "국정 상황이 다른 두 대국으로서 중·미 간에는 일부 이견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중요한 것은 상호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항을 존중하고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대만 문제를 언급하며 "이는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성에 관한 문제이므로, 미국 측이 반드시 신중하게 처리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본질은 상호 이익과 윈윈이며, 대립과 갈등은 우리의 선택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양측이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상생의 원칙에 따라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과 전 세계에 도움이 되는 큰일, 실질적인 일, 좋은 일을 많이 해서 중·미 두 척의 대형 선박이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항로를 따라 끊임없이 전진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시 주석과의 위대한 관계를 매우 소중히 여기고 대화와 소통을 계속 유지하기를 희망하며, 조속히 시 주석과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로, 오랜 우호를 유지하고 세계 평화를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통신은 이날 양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위기,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등 공동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주요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앞으로 전략적 소통 채널을 구축해 양국이 공동으로 관심을 가지는 중대한 문제에 대해 정기적으로 연락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 이후 시 주석과 트럼프 당선인의 통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가 2021년 미국 대통령에서 물러난 이후 약 4년 만에 시진핑 주석과 전화통화를 한 것이다. 

특히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날 보도에서 시 주석이 '약속에 의해(잉웨 應約)'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잉웨'는 상대 측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는 뜻으로, 사실상 이번 전화통화가 트럼프 측이 요청을 먼저해 이뤄진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엔 축전을 보냈다. 당시 시 주석은 축전에서  “역사가 가르쳐 주는 것은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두 나라 모두 이득이고, 대립하면 모두 다친다는 것”이라며 “안정되고, 건강하며, 지속 발전 가능한 중미 관계가 양국 공동 이익과 국제사회 기대에 부합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전화 통화는 트럼프 취임후 미·중간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트럼프는 최근 국무장관 후보로 대중 강경파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지명하는 등 주요 내각 중책에 대중국 강경파 인물을 지명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 후보는 앞서 청문회에서 “중국은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적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중국 외교부는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한정 국가부주석이 시진핑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취임식에 초청한 것에 한달여만에 화답한 것이다.

중국이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고위급 지도부 인사를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그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주미 중국 대사를 파견했다. 중국 상무부총리를 역임한 한정은 현재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7인)에서 물러났지만 사실상 서열 8위로서 시 주석을 대신해 외교 의전을 담당하고 있다. 

이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측 초청에 따라 시진핑 주석의 특사로 한정 부주석이 취임식에 참석한다”면서 “우리는 언제나 미국 신(新)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고, 대화와 소통 상황을 개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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