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후 100일 내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등 미·중 양국이 ‘대화 모드’에 시동을 걸면서 트럼프 취임 후 양국이 갈등 해소를 위해 대화와 소통 노력을 기울일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자가 측근에게 취임 후 100일 안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날 의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WSJ는 트럼프 당선자가 시 주석이 대리인을 통해 대면 회담을 논의했으며 거론된 선택지 중에는 취임 후 시 주석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1기 때에는 취임 첫해인 2017년 4월 시 주석이 먼저 미국을 찾아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같은 해 11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중국을 답방했다.
트럼프 당선자 방중설은 최근 악화하는 미·중 관계를 재설정하기 위한 '톱다운' 방식 정상외교가 시작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나왔다.
실제 미국 대통령 취임식 사흘 전인 17일(현지시간)에도 트럼프 당선자와 시 주석은 전화통화에서 대화와 소통 의지를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화통화에서 “중·미 관계가 미국 대통령 새 임기에서 좋은 출발을 하기를 희망하며 새로운 출발점에서 더 큰 진전을 얻도록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도 "시 주석과의 위대한 관계를 매우 소중히 생각하며 계속 대화와 소통을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되도록이면 빨리 시 주석과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취임 후 미·중 간 무역전쟁 등 갈등이 격화될 것이란 우려 속에서 이뤄진 이번 통화에서 양측이 대화와 소통 의지를 내비치며 미·중 정상회담이 양국 간 갈등 해소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선 올해 부동산 침체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등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만큼 최대한 트럼프 당선자와 협상을 통해 미·중 관계 안정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을 시 주석 특사 자격으로도 파견한다. 중국이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고위급 지도부 인사를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상무부총리를 역임한 한정은 현재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7인)에서 물러났지만 사실상 서열 8위로서 시 주석을 대신해 외교 의전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왕이 중국 외교부장보다 직급이 높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정상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해 향후 미·중 관계가 맞닥뜨릴 수 있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우호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취임 후 미·중 관계의 첫 시험대는 18일 밤부터 미국 내 서비스가 중단된 중국계 쇼트폼 동영상 공유플랫폼 틱톡 사업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제정한 ‘틱톡 금지령’을 이날부터 시행에 돌입했다. 중국으로선 무역 관세 등 분야에서 미국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틱톡 매각’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틱톡에 우호적인 트럼프 당선자도 취임식 당일인 20일 미국 내 틱톡 서비스 금지를 90일 유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일각에선 무역·대만 등 양국 간 전략적 문제를 둘러싸고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일괄 타결)'은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스콧 케네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전문가는 로이터를 통해 "상상하는 바와 실제로 그러한 결과를 달성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며 “여러 문제에서 미국과 중국 간 이해관계는 다르며 양국 핵심 고문들 견해는 다분히 매파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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