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포성 멈춘 가자지구…휴전안 2·3단계 이행은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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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5-01-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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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정 2시간가량 진통 끝에 발효

  • 이스라엘 내 극우 인사들, '휴전 반대·전쟁 재개' 압박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석방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태운 버스가 서안 지구의 베이투니아에 도착하자 군중들이 모여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석방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태운 버스가 서안 지구의 베이투니아에 도착하자 군중들이 모여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개전 471일 만인 19일(현지시간) 6주간의 휴전에 돌입했다. 다만 1단계 휴전이 어렵게 진행된 상황에서 협정 발효가 2시간가량 지연되고 가자지구 공습이 재개되는 진통을 겪으면서 3단계 ‘영구 종전’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여기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내각 내 극우 인사의 ‘휴전 반대·전쟁 재개’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어 ‘살얼음판 휴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와 1단계 휴전이 이날 오전 11시 15분 발효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당초 이날 오전 8시 30분 휴전하기로 합의했으나 하마스가 석방할 인질 명단을 넘겨주지 않아 2시간 45분 지연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협정 발표 직전 명단이 전달될 때까지 휴전이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오전 9시 39분 텔레그램을 통해 “공군이 가자지구의 테러 목표물을 공습 중”이라고 공개하며 하마스를 압박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오전 8시 30분 이후 폭격으로 최소 2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장의 기술적인 문제로 명단 전달이 지체됐다고 주장한 하마스는 10시 30분쯤 명단을 공개하며 협정이 발효됐다.
 
하마스는 이날 오후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의 알사라야 광장에서 적십자를 통해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을 넘겨줬다.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수감자 90명을 석방했다고 20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3단계로 구성된 휴전합의에 따르면 1단계에선 6주간 교전을 멈추고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과 이스라엘이 가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바꾼다. 휴전 1단계에서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자신들이 기습 공격 후 데려온 여성과 어린이, 고령자를 포함한 인질 33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1단계에서 인질 석방을 대가로 737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한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251명을 인질로 데려갔다. 이후 임시 휴전 합의와 이스라엘군의 구출 작전 등을 통해 일부가 풀려났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지구에 인질 94명이 남아있으며 이 중 34명은 숨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휴전 2단계에서는 원론적으로 생사와 관계 없이 하마스가 억류 중인 모든 인질을 돌려보내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한다. 3단계부터는 영구 휴전과 가자지구 재건에 들어가기로 했다.
 
2단계의 구체적 실행 계획은 1단계 휴전 기간에 논의될 예정인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문제 등 첨예한 쟁점이 적지 않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이스라엘 극우 강경파가 아직 휴전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 중대한 변수로 꼽힌다.
 
이스라엘 강경파 반발·연정 붕괴 위기 변수
 
극우 정치인이자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파트너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내각의 휴전 승인을 반대하며 19일 사의를 밝혔다.
 
벤그비르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휴전을 “테러리즘의 완전한 승리”라며 비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는 네타냐후 정부를 전복시킬 의도는 없지만, 이념 문제에선 양심에 따라 투표할 것이라며 “하마스에 대한 완전한 승리와 전쟁 목표 달성 없이 우리는 정부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그비르 장관이 이끄는 정당 ‘유대인의 힘’은 별도 성명에서 벤그비르 장관을 비롯해 자크 와세르라우프 네게브·갈릴리 장관, 아미차이 일리야후 유산부 장관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크세네트(이스라엘의 단원제 국회) 내 각종 위원회에서 활동한 즈비카 포겔, 이츠하크 크로이저 등 의원 3명도 위원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들의 연정 탈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익·극우 연정이 크세네트 120석 중에서 확보한 의석수는 코헨 의원의 거취에 따라 62석까지 줄어 겨우 과반을 지키게 된다.
 
크네세트에서 7석을 갖고 연정에 참여 중인 또다른 극우 정당 '민족종교당-종교시온주의당' 소속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부 장관 등 장관 3명과, 집권 리쿠르당 소속 장관 1명도 앞서 휴전할 경우 정부를 떠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이 붕괴되면 가자지구 전쟁을 이어오면서 연명해온 정치 생명이 바로 위협을 받게 된다.
 
“트럼프 특사, 가자지구 직접 방문 검토”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중동 특사가 가자지구를 직접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NBC 방송이 보도했다. 협상 상황에 정통한 트럼프 당선인 인수위 관계자에 따르면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평화 특사는 휴전 협상 및 이행 상황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가자지구 방문을 고려하고 있다.
 
위트코프 특사는 아울러 협상 중 돌출하는 쟁점을 관리하기 위해 향후 몇 주, 혹은 몇 달간 사실상 상주하는 수준으로 현장을 지키는 계획도 염두에 두고 있다. 위트코프 특사는 앞서 네타냐후 총리 등을 압박해 휴전 합의를 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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