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습격' 헌재는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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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수습기자
입력 2025-01-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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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지지자들, 오전부터 "탄핵반대" 외치며 헌재 앞 집결

  •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에 "폭력적인 행동 자체는 잘못"

20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했다사진송승현 수습기자
20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했다.[사진=송승현 수습기자]

"탄핵 반대", "사퇴하라."

서울서부지법이 현직 대통령 신분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다음날인 20일 오전 8시 50분 헌법재판소 앞. 윤 대통령 지지자가 '탄핵 반대'가 적힌 팻말을 들고 출근하는 헌법재판관들에게 소리쳤다.

황교안 전 총리가 대표로 있는 부정선거부패방지대(부방대) 소속 이우희씨(56)는 이날 오전 헌재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이씨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사법부 전체가 문제라고 여기진 않는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서울서부지법 모두 일부 좌편향된 인사가 사건을 맡았다. 서울중앙지법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오가 되자 헌재 앞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다시 북적였다. 이들은 "북한으로 꺼져라", "우리 아버지 세대가 만든 자유민주주의다"라며 헌재를 비난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재판관들을 향해선 "탄핵 무효"라며 목청을 높였다.

점심시간이 지난 뒤에도 40여명이 집회를 벌였다. 이는 지난 19일에 있었던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여파로 보였다. 이번 사태에 대해 서울시 마포구에서 온 김민호씨(42)는 "사태 당시 우발적인 행동 자체는 잘못됐다"며 "그렇지만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을 구속 수사 한다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당시 상황은 판사가 미리 결정을 내리고 퇴근한 상황 속 언론사를 통해 소식을 접한 젊은이들이 화가 난 상태였다"며 책임을 사법부로 돌리는 듯했다.
 
20일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탄핵반대범국민연합 기자회견 참가자가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다사진송승현 수습기자
20일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탄핵반대범국민연합 기자회견 참가자가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다.[사진=송승현 수습기자]

오후 2시가 되자 탄핵반대범국민연합(탄반연합)은 헌재 정문 앞에서 탄핵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 조치는 정당하고 적법하다"며 "대한민국이냐 반(反) 대한민국의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구속됐지만 이번 기회로 국민이 깨어나 재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지난 19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헌재 내부로 월담한 것과 관련해 대책을 마련했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외곽 경비 강화 단계에 따라 경찰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헌재 경호 업무를 맡고 있는 A씨는 "매뉴얼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민원실 내부 이용 인원 제한과 반입금지 물품 등을 통해 경호하고 있다"고 했다.

계속 이어지는 집회는 주변 상인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헌재 근처에서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시끄러운 집회 때문에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 매출이 작년의 반도 안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한 외국인이 경찰차가 왜 가게 앞에 서 있느냐고 물어보는데 해줄 말이 없었다. 부끄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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